민주당,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시동걸면서 “이상민 해임건의안도 제출”

윤성민, 강보현 2022. 11. 2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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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28일 결정했다. 국민의힘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민주당이 이 장관 해임을 건의하는 것은 “국정조사 합의를 파기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고위전략회의를 한 뒤 “민주당은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기로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엄중히 물어달라는 국민과 유족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게 이 장관을 파면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하고 그 시한까지 기다렸지만 끝내 답을 얻지 못했다”면서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게 이 장관 파면을 거듭 요청하면서 그 시한을 이태원 참사 한 달째인 28일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29일 관련 내용을 당 의원총회에서 보고한 뒤 30일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다음달 2일 본회의 처리가 목표다.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은 국회 재적의원의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 표결할 경우 민주당이 169석이어서 가결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서 윤 대통령이 따르지 않아도 무방하다. 앞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도 국회에서 의결됐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를 취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이 장관 탄핵소추안 제출도 추가로 검토하기로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그 부분은 얘기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도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되는데, 해임건의안과 달리 탄핵소추는 헌법재판소가 결정한다. 헌법이나 법률을 명백히 위배한 게 아니라면 기각된다. 민주당은 이 장관의 실언을 주로 문제 삼고 있는데, 헌법이나 법률 위배라고는 볼 수 없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탄핵소추안은 민주당이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해임건의안 제출에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많은 인명이 희생된 사건에서 우리 국회가 정쟁만 되풀이하고 제대로 된 재발방지책을 만들지 못했다는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데 민주당이 또 그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시작도 전에 이 장관 해임건의를 하겠다는 건 국정조사 합의를 파기하겠다는 취지”라며 “국정조사에서 책임을 묻기로 한 건 국정조사 결과 책임 소재가 분명해질 때까진 해임건의안 제출을 안 하겠다는 것을 전제한 건데, (민주당이) 이렇게 나오면 의도를 갖고 국정조사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향후 국정조사를 어떻게 할지는 우리 당 의원들의 의견을 더 모아볼 것”이라면서도 “저는 사실상 민주당이 합의를 먼저 깬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회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이만희 국민의힘 간사(오른쪽) 등 국민의힘 소속 특위 위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안의 정상적 처리 협조, 행안부 장관의 파면 요구 철회 등을 민주당에 요구했다. 연합뉴스

이날 앞서 이만희 의원 등 국민의힘 국정조사 위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장관 파면 철회) 조치가 수반되지 않는 정략적 국정조사에 결코 동의할 수 없으며 국정조사 위원 사퇴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국정조사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향후 계획을 묻는 말에 “국민의힘에서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특별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국정조사와 별개로 당 차원에서도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국민의힘 반응에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그럼 우리끼리 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윤성민·강보현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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