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2차드래프트 이번엔 보상선수까지…5번째 유니폼, LG서도 끝은 아니었다

이형석 2022. 11. 2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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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유가 4월 27일 잠실 롯데전 8회 초 2사 만루 대타 오윤석을 삼진으로 잡고 포효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올 시즌 LG 트윈스에서 뛴 투수 김대유(31)가 이번에도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팀을 옮긴다. 벌써 5번째 팀이다.

KIA 타이거즈는 박동원(4년 총 65억원)의 FA(자유계약선수) 보상선수로 LG 좌완 투수 김대유를 지난 27일 선택했다.

김대유의 야구 인생은 굴곡으로 가득하다. 두 차례의 2차 드래프트 이적과 한 번의 방출을 경험했다. 이번에 FA 보상 선수로 팀을 옮겨 프로 5번째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됐다.

김대유는 2010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3라운드 18순위로 입단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하자마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지명됐다. 1군 데뷔전은 입단 4년 만인 2014년 이뤄졌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왼손 사이드암 유형인 그는 목에 담이 와 팔을 올리기 어렵자 옆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7년에도 성적(6경기, ERA 9.64)은 영 신통치 않았다. 그해 10월 방출 통보를 받았다.

SK 시절 김대유

벼랑 끝에 몰린 김대유는 용기를 냈다. 그는 "지인이나 동료 선수를 모두 수소문해 4개 팀 운영팀장 또는 스카우트 팀장 연락처를 얻었다. '에라, 모르겠다'라고 생각하고 전화번호를 누르는데 손가락이 떨리더라. '저 김대유입니다. 이번에 SK에서 방출됐습니다. XX팀에서 던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입단 테스트를 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요청했다. 진짜 쉽지 않았다"라고 회상했다.

4개 팀 중 KT만 기회를 제공했고, 김대유는 입단테스트 끝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 김대유는 2019년 KT 소속으로 2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1로 잘 던졌다.

무명의 방출 투수였던 김대유의 야구 인생은 LG에서 꽃 피웠다. 2020년 말 2차 드래프트에서 LG의 지명을 받아 2차 드래프트를 통해서만 두 번째로 이적했다. 2021년 4월 6일 KT전 시즌 첫 등판에서 개인 통산 첫 홀드를 기록했다. 그동안 추격조 역할만 맡은 김대유는 LG에서 단숨에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24홀드, 올해 13홀드를 기록했다. LG에서만 2년 동안 123경기에 등판해 6승 2패 37홀드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했다. 2010~2020년 39경기에서 기록한 성적(1패 평균자책점 6.11)과는 큰 차이다.

김대유는 지난해 5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LG 팬들은 정말 대단하다. 이런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행복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 많은 일을 겪었다. 팀을 한두 번 옮긴 것도 아니고"라며 "여기가 '끝'이었으면 한다. 끝까지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더는 팀을 옮기지 않고 LG에서 선수 생활을 행복하게 마감하고자 원했다. 하지만 또다시 팀을 옮기게 됐다.

김대유는 스피드보다 무브먼트가 좋다. 좌타자는 몸쪽으로 날아오는 듯한 김대유의 투구에 움찔하며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왼손 스페셜리스트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변화가 지금은 좌타자, 우타자 가릴 것 없이 낮은 피안타율을 자랑하는 배경이다.

KIA는 "김대유는 구위와 무브먼트가 뛰어나 좌타자뿐만 아니라 우타자 상대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접전 상황에서 기용이 가능하고, 1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불펜 요원으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김대유는 또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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