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관을 교회기와 태극기로 덮어 달라”

박지훈 2022. 11. 2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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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김선도 광림교회 원로목사의 유언 중 하나는 자신의 장례 방식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관을 태극기와 교회기로 덮어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의 장례예배가 열린 28일,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서 열린 예배의 시작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그의 관을 교회기와 태극기로 차례로 덮으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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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선도 목사 장례예배 엄수…장지는 광림 수도원
광림교회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서 열린 '고(故) 김선도 감독 장례예배'에서 고인의 유언에 따라 태극기로 관을 덮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지난 25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김선도 광림교회 원로목사의 유언 중 하나는 자신의 장례 방식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관을 태극기와 교회기로 덮어달라고 했다. 평생 마음을 다해 섬긴 광림교회와 대한민국을 향한 자신의 사랑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이어지길 바랐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장례예배가 열린 28일,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서 열린 예배의 시작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그의 관을 교회기와 태극기로 차례로 덮으며 시작됐다. 진행을 맡은 광림교회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태극기와 교회기는 감독님이 목회하시는 기간 동안 감독님과 함께 강단을 지켰습니다. 감독님은 천국에서도 이 나라와 교회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계실 겁니다.”

이날 오전 9시30분 시작된 예배는 시종일관 엄숙하고 침통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예배당을 가득 채운 성도 중에는 예배 내내 흐느끼는 이가 적지 않았다. 특히 김 목사가 병상에서 어눌한 말투로 부른 찬송 녹음 파일이 예배당에 재생될 땐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고(故) 김선도 목사가 생전에 광림교회에서 예배를 집전하고 있는 모습. 광림교회 제공

1930년 평북 선천에서 태어난 김 목사는 한국 감리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였다. 6‧25 전쟁 때 월남해 감리교신학대를 나온 뒤 목회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1971년 광림교회 제5대 담임목사에 부임해 이 교회를 국내 최대 감리교회로 성장시켰다. 한국교회의 ‘강남 시대’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을 지냈으며, 세계감리교협의회 회장과 한국월드비전 이사장도 역임했다.

장례예배에서 설교자로 나선 이는 이철 기감 감독회장이었다. 이 감독회장은 ‘하나님께로 올라간다 하라’(요 20:16~18)라는 제목의 말씀을 통해 “(김 목사는) 목회의 새로운 비전을 열어준 후배 목회자들의 모델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 감리교회는 그에게 많은 빚을 졌다. 신앙이 얼마나 넓고 깊을 수 있는지 그는 보여줬다. 한국교회는 그를 ‘놀라운 어른’으로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장례가 기독교대한감리회장으로 치러지면서 이날 예배에는 기감 소속 목회자들이 잇달아 연단에 올라 기도나 조사를 통해 고인의 삶을 추억하거나 그의 업적을 되새겼다. 전용재 전 기감 감독회장은 “(김 목사는) 한국교회를 넘어 대한민국을 빛낸 별이었다“면서 “그는 이 땅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지도자였다”고 말했다. 지난 25일부터 이어진 장례는 이날 오후 성도들이 장지인 경기도 광주 광림수도원으로 이동해 하관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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