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말 구충제, 지렁이 추출물이 코로나 후유증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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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세척, 줄기세포 치료, 신경 차단 주사에 대마초, 말 구충제, 지렁이 추출물까지. 일부는 생소하다 못해 거부감마저 드는 이 치료법들은 모두 단 한 가지 질환, 코로나19 후유증을 낫게 한다는 것들이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지는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후유증에 장기간 시달린 나머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검증되지 않은 이색 대체의학 치료법들에 의존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모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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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효과 입증 안 된 데다 위험 요소 있는 경우도” 경고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혈액 세척, 줄기세포 치료, 신경 차단 주사에 대마초, 말 구충제, 지렁이 추출물까지…. 일부는 생소하다 못해 거부감마저 드는 이 치료법들은 모두 단 한 가지 질환, 코로나19 후유증을 낫게 한다는 것들이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지는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후유증에 장기간 시달린 나머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검증되지 않은 이색 대체의학 치료법들에 의존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모아 보도했다.
켄터키주에 사는 회계사 도나 데이비스 도네기(62·여)는 2020년 11월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지금까지 두통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다. 그는 "나는 내 상황에서 누구든지 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법들을 시도했다"며 침술과 보톡스, 신경 차단 주사와 비타민 주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치료 요법을 받은 자신의 경험을 밝혔다.
텍사스에 거주하는 참전 용사 로버트 해리스(48)는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보조제 복용으로부터 말 구충제인 이버멕틴과 고압산소 치료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 후유증인 편두통 치료비로 지금까지 2만5000달러(약 3345만원)를 지출했다. 그는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치료법이 승인되었는지 알 수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미국에서 롱 코비드 증상 호소 성인 1500만명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후유증이 오래 지속되는 '롱 코비드' 증상을 호소하는 성인의 수가 1500만명에 이르고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가 올여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거의 15%가 코로나19 감염 후 3개월 이상 지속된 증상 또는 코로나 후유증을 겪었다. WP는 "이는 누군가에게는 수익을 창출할 기회로 작용한다는 뜻"이라며 "후유증을 빨리 없애고 싶어하는 환자들이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잠재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희망이 산산조각나고 지갑이 비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일부 환자들은 후유증을 겪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을 통해 치료법 정보를 구하거나 자가 진단을 통해 약품을 구입하는 등의 위험한 행동까지 저지르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워싱턴주에 사는 경영 코치 몰리 고든(69·여)은 자신의 코로나 후유증을 알레르기 반응과 비슷한 '비만세포 활성화 증후군'으로 '자가 진단'했다. 고든은 대마초와 보충제 구입을 위해 매달 노후자금에서 500달러(약 67만원)나 쓰고 있다. 영국의 반사요법사인 로라 라이트(45·여)는 1년 전 코로나19에 걸린 이후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트위터에 가입해 전 세계 동료 환자들로부터 정보를 수집했는데, 그가 시도한 치료법은 고압산소법에 이어 마늘, 산사나무, 비타민B12 및 마그네슘 보충제에 이어 급기야 지렁이 추출물 복용에 이르렀다. 라이트는 지렁이 추출물이 순환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 30캡슐 한 병의 가격은 55달러(약 7만4000원)이다. 그는 "다시 일할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인도에서 생산하는 영양제 베디시날-9 복용,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키프로스에서의 혈액 세척, 카리브해 케이맨 제도에서의 2만5000달러(약 3350만원) 상당의 줄기세포 치료 등이 '롱 코비드' 환자들이 주로 찾는 치료법들이다.
WP는 말 구충제 이버멕틴 등에 대해 일부는 '기적의 약'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하며, 이러한 대체요법들이 실제 치료가 아닌 단순한 '플라시보 효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할란 크룸홀츠 예일대 교수는 WP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기꾼들로부터 환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우리는 사용을 정당화할 충분한 증거 없는 검사와 치료법을 선택하고 싶은 유혹에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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