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가 왜 2위?” 다시 점화된 FIFA 랭킹 무용론
FIFA 랭킹 2위 벨기에, 모로코에 완패
2022 카타르월드컵의 숱한 이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산출 방식에 대한 무용론을 불러왔다.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모로코에 무득점 완패한 벨기에는 FIFA 랭킹 2위의 강자다. 2015년부터 오르내렸던 1위를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유지했다. 하지만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보다 전력상 우위에 있는가를 놓고서는 수많은 이견이 제기됐다.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적 약체에 패배한 벨기에의 민낯은 FIFA 랭킹 무용론을 다시 점화했다.
벨기에는 2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스타디움에서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모로코에 0대 2로 졌다. 이로써 벨기에는 2차전까지 1승1패(승점 3)의 전적을 쌓고 3위로 밀렸다. 조 추첨에서 톱시드를 얻은 벨기에지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최약체 캐나다를 1대 0으로 겨우 이겼고 2차전에서 FIFA 랭킹 22위로 전력상 약체인 모로코의 골문을 열지도 못한 채 완패를 당했다.
F조 1위는 2018 러시아월드컵 준우승국 크로아티아(1승1무·승점 4·골 +3), 2위는 모로코(1승1무·승점 4·골 +2)다. 벨기에는 오는 12월 2일 3차전에서 크로아티아를 상대한다. 패배하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비기면 골 득실차를 비교해 16강 진출을 위한 ‘경우의 수’를 헤아려야 한다. FIFA 랭킹 2위의 벨기에가 F조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FIFA 랭킹 상위권 팀의 부진은 F조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FIFA 랭킹 3위의 아르헨티나는 C조에서 랭킹 51위 사우디아라비아와 지난 22일 1차전에서 1대 2로 역전패했다.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으로 우승 각오를 다졌지만, 조별리그 2차전까지 1승1패(승점 3·골 +1)를 기록해 전적에서 같은 사우디(승점 3·골 -1)를 골 득실차로 겨우 따돌리고 2위를 지키고 있다. F조 1위 폴란드(1승1무·승점 4)와 오는 12월 1일 3차전에서 패배하면 탈락할 가능성도 있다.
FIFA 랭킹 11위에서 ‘톱10’ 재진입을 노리는 독일은 E조 꼴찌로 처졌다. 지난 23일 일본과 1차전에서 1대 2로 역전패했고, 28일 스페인과 2차전에서 가까스로 1대 1 무승부를 거둬 승점 1점을 수확했다. 월드컵에서 브라질(5회) 다음으로 많은 우승을 차지한 독일은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져 탈락했던 4년 전의 악몽을 재현할 위기에 놓였다.
FIFA 랭킹 6위 이탈리아의 경우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도 못했다. 남미를 제외하면 다른 대륙보다 치열한 유럽 예선의 좁은 관문을 고려해도 이탈리아는 출전하는 월드컵마다 ‘우승 후보’로 분류되는 팀이다. 이런 이탈리아가 본선에 오르지 못하고도 FIFA 랭킹 10위권에 있는 점은 의문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FIFA는 특정 국가의 순위를 현재의 랭킹 포인트, A매치의 중요도 및 승부 결과, 상대팀의 랭킹 포인트를 연산해 산출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에 있는 팀을 이겼을 때 이점을 더 주고, 월드컵이나 대륙별 축구선수권대회처럼 중요도 높은 대회에서 많은 승수를 쌓을수록 유리하게 랭킹 포인트를 부여하고 있다.
벨기에의 경우 2010년대 중반 들어 유럽의 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러시아월드컵에서 3위, 2016년부터 최근 2차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 모두 4강 밖으로 밀려 우승 이력을 쌓지 못한 벨기에의 세계 랭킹 1~2위를 놓고서는 숱한 논란이 제기됐다. 모로코에 패배한 이날 SNS에서 “벨기에가 어째서 FIFA 랭킹 2위인가”라는 식의 의문이 다시 쏟아지고 있다.
그나마 FIFA 랭킹 ‘톱10’에서 이름값을 유지하는 팀은 1위 브라질, 4위 프랑스, 5위 잉글랜드, 7위 스페인 정도다. 다만 잉글랜드는 B조 1차전에서 이란을 6대 2로 격파해 강한 공격력을 보여줬지만, 2차전에서 미국과 득점 없이 비겨 체면을 구겼다. 28일 오전 기준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팀은 프랑스뿐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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