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AI 심판, 월드컵 경제학 새로 쓸까

류정민 입력 2022. 11. 2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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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이 매수됐다." 월드컵 때마다 등장하는 음모론이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인공지능(AI) 심판이 도입됐다.

AI 심판은 월드컵 경제학을 새로 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AI 심판은 월드컵 공정성을 재정립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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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심판이 매수됐다." 월드컵 때마다 등장하는 음모론이다.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올 때 검은 거래 의혹은 증폭한다.

축구 강대국 또는 주최국이 자금을 활용해 심판 판정에 개입했다는 가정. 억울한 상황을 경험한 쪽은 음모론을 종교처럼 신봉한다. 축구 때문에 국가 간 반목이 생기는 이유다. 심지어 중남미에서는 축구 문제로 전쟁까지 일어났다.

이쯤 되면 월드컵은 그깟 공놀이 범주를 넘어선다.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라는 월드컵의 그림자. 매수 행위는 가능할까. 단언하기 어렵다. 다만 심판 재량에 따라 편파 판정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돈의 논리’가 빈틈을 파고든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월드컵은 천문학적인 돈이 움직이는 초대형 이벤트다. 2022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는 296조원을 투입했다. 월드컵 유치, 경기장 건설, 인프라 확대에 돈을 쏟아부었다. 월드컵은 그 자체로 거대한 산업이다. 세계인이 축구에 열광할수록 중계권, 광고 판매권 액수는 수직으로 상승한다. TV·전자기기, 스포츠용품, 의류, 식음료 판매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월드컵 흥행은 개최국 관심사만은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물론이고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 축구 강국이 끝까지 남아 흥행몰이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세계 축구 팬들이 월드컵에 막대한 돈을 쓰고, 축구 관련 산업도 부흥한다.

브라질이나 스페인 같은 우승 후보의 조기 탈락은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다.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기 위해 심판 재량이 끼어들 틈은 없을까. 심판은 파울과 경고, 퇴장 등을 결정한다. 오프사이드와 페널티킥 판정은 경기 승패와 직결될 정도로 중요하다. 심판 선택에 따라 경기 결과가 바뀔 수 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인공지능(AI) 심판이 도입됐다. 축구선수의 신체 29개 지점을 초당 50회 측정하는 12대의 추적 카메라. 관절 움직임까지 정확하게 측정해 데이터를 만든다. 대회 공인구 ‘알릴라’ 내부의 관성측정센서(IMU)는 1초에 500회 빈도로 공의 위치를 비디오판독(VR)실로 전달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I는 정보를 종합한 결과를 심판에게 알린다. 이번 대회에 새로 도입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 시스템(SAOT)’이다. 인간의 눈으로 확인이 어려운 디테일 차이, 심판의 의도하지 않은 실수까지 커버하는 기술력….

AI 심판은 월드컵 경제학을 새로 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누군가의 ‘나쁜 개입’이 경기 결과를 바꾸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일까. 개최국 카타르는 단 두 경기 만에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32개 참가국 가운데 첫 번째 탈락국은 296조원의 돈을 쓴 카타르였다. AI 심판은 월드컵 공정성을 재정립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축구 약소국이 강대국을 잡는 이변이 자주 일어날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어쩌면 그런 환경이 월드컵 관심도를 더 증폭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약자가 강자를 격침하는 장면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스포츠 흥행의 기본 공식 아닌가.

류정민 문화스포츠부장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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