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예측한 한국팀 패배? 그럼에도 응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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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기자]
'풋볼 매니저(Football Manager, 아래 FM)'라는 게임 시리즈가 축구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이유는, 게임 속 데이터가 매우 정교하고 방대하면서도 축구계 현실을 잘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현실성을 기반으로 한 게임 '풋볼 매니저'는 중독성이 높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특히 축구 팬이 많은 영국에서는 게임에 빠진 남편 때문에 '이혼 사유'로 거론될 정도로 악명 높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 축구 게임 '풋볼 매니저 2023' 관련 사진 |
ⓒ SEGA |
이처럼 정밀한 데이터를 담은 게임들은 최근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 시뮬레이션'의 용도로도 쓰이고 있다. 유튜브를 비롯해 여러 소셜 미디어에서 대회에서 맞붙을 두 팀의 경기를 '풋볼 매니저'나 '피파' 시리즈 등의 게임을 통해 예측해보는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수천 명의 선수별 성향과 능력, 각 팀의 전술까지 고스란히 입력된 게임을 무대로 가상 대결을 진행함으로써 실제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미리 살펴보는 셈이다.
미래를 미리 내다보는 가상 시뮬레이션? 과연 그럴까
▲ '경기 안 풀리네' 2022년 11월 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 대한민국 주장 손흥민이 경기가 풀리지 않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
ⓒ 연합뉴스 |
하지만 몇 경기를 진행할수록 이내 실망만 커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게임 시뮬레이션 모드를 중단했다. 단지 내가 응원하는 팀의 패배가 결과로 나왔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여러 번의 월드컵에서 때로 패배하면서도 강팀을 상대로 끝내 포기하지 않고 맞서 싸웠던 한국 축구대표팀의 모습을 게임 속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에서 강팀으로 손꼽히는 팀은 아니다. 그런 현실을 모르는 것 또한 아니다. 원래 게임에서는 현실에서 이루기 힘든 무언가를 이루는 재미로 플레이어가 경쟁하게 되지만, 가상 시뮬레이션의 경우 데이터 싸움이니 그저 결과가 승리이기만을 바라는 것도 아니었다.
▲ 2022년 11월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리흐 샤흐리가 만회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어찌 보면 '뻔한 경기', 그럼에도 우리가 월드컵을 보는 이유
사실 지금까지 쌓인 데이터로만 경기를 예측한다면, 월드컵은 유럽과 남미 팀들의 잔치가 될 것이다. 반면 아시아 팀들은 화려한 골 폭죽이 벌어지는 동안 씁쓸하게 패배하는 팀의 역할만 맡아야 한다. '예측'이 모두 그대로 맞아떨어지는 결과가 나온다면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이 늘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안다. 늘 예측을 벗어나는 이변은 일어나고, 약팀으로 평가받는 팀들도 때로는 기적을 일으키며, 우승만 바라보며 방심하던 강팀도 눈물을 머금고 집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물론 실제로도 강팀들은 따로 있고, 아시아 팀들은 매경기 힘든 산을 넘어가듯이 경기에 임해야 하는 것은 늘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월드컵이 돌아올 때마다 축구대표팀의 선전을 바라며 각자 화면 앞으로 모여든다.
▲ 2022카타르월드컵 우루과이전 거리응원이 2022년 11월 24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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