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얻은 벤투호, 가나 넘어야 16강 보인다

박시인 2022. 11. 2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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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 "이기는 것이 가장 우선 순위"

[박시인 기자]

 
▲ 손흥민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 vs 우루과이 경기에서 손흥민이 크로스를 올리는 모습
ⓒ 대한축구협회
 
지난 우루과이전에서 무승부를 거뒀지만 한국 축구가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로 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제는 첫 승이 필요할 때다.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를 물리치고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 28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비겼지만 가능성 확인한 우루과이전

한국은 지난 24일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서 아쉬운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 포지션에 걸쳐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인 경기였다.

1차적으로 상대 진영에서 강한 전방 압박을 가하며 빌드업을 방해하고, 공 경합 상황에서는 터프한 몸싸움으로 맞섰다. 벤투 감독이 중요시하는 빌드업 상황의 경우 후방에서 차근차근히 숏패스를 통해 풀어나오는 데만 국한되지 않았다. 우루과이가 라인을 올리고 압박을 가할시 무리하지 않은 채 롱패스를 상대 수비 지역으로 배달하며 경합 상황을 만들었다. 이후 세컨볼 싸움에서 많은 숫자의 선수들이 가담해 공을 따내거나 혹은 우루과이가 소유하는 즉시 압박을 시도하며 상대를 괴롭히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마티아스 베시노(인터 밀란)-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으로 구성된 세계 최정상급 미드필더들이 한국을 상대로 쩔쩔매는 모습은 충격이었다.

한국은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안면 마스크 투혼을 중심으로 모든 선수들이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를 불사르며 개인 기량의 부족을 상쇄했다.

최상의 결과는 아니었지만 지난 4년 동안 벤투 감독 체제로 차근차근히 준비해 온 한국 축구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한국 축구가 역대 월드컵 경기에서 전반전 점유율이 앞선 것은 역사상 처음이었다. 뿐만 아니라 월드컵 무대에서 후방으로 내려앉으며 선수비 후역습에만 의존하지 않고, 우리가 하고 싶은 능동적인 축구를 구사했다는 점만으로도 박수를 주기에 충분했다. 
 
▲ 가나 대표팀 안드레 아이유가 2022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 피파월드컵 공식트위터 캡쳐
 

가나, 귀화 선수 가세 후 전력 업그레이드

가나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1위로 한국(28위)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이번 월드컵 32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순위에 올라있다.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 부진한 경기력 끝에 가까스로 본선에 올랐으며, 6월과 9월 벌어진 A매치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짜임새 없는 빌드업, 팀의 응집력 부족, 오토 아도 감독의 전술적 역량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지난 9월 이냐키 윌리엄스(빌바오), 타릭 램프티(브라이튼 앤 호브 앨비언),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스햄튼) 등 유럽 빅리거에서 활약 중인 이중 국적 선수들이 귀화를 선택하며 가나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전력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지난 16일 스위스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2-0 완승을 거둔 가나는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1차전에서 2-3으로 석패했다. 

공격에서는 날카로움이 묻어났다. 빠른 스피드와 피지컬은 매우 위협적이었다. 모하메드 쿠두스, 안드레 아이유, 오스만 부카리가 포르투갈전에서 맹활약하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이에 반해 약점도 드러났다. 5-3-2 포메이션을 가동하고도 수비의 단단함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측면 수비 뒷 공간을 자주 노출하며 포르투갈의 먹잇감이 됐다. 전체적으로 수비 조직력에서 문제를 드러낸 만큼 공략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포르투갈전에서는 수비 강화를 위해 5-3-2를 들고 나왔지만 승리가 필요한 한국을 상대로는 플랜A인 4-3-3을 가동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 김민재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 vs 우루과이 경기에서 김민재가 올리베라를 막아서고 있는 모습
ⓒ 대한축구협회
반가운 황희찬 부상 복귀, 김민재 부상은 최대 변수

우루과이전에서 무득점으로 침묵한 공격력이 이번 가나전에서는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 1승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득점이 필수다. 손흥민이 지난 우루과이전에서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쓴 채 3주 만에 공식 경기에 출전해 몸 상태의 이상이 없음을 증명하면서 이번 가나전 공격 선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은 27일 가나전을 하루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루과이전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우리의 역량을 보여주고 얼마나 훌륭한 팀인지 보여줘야 한다"라며 "이기는 것이 가장 우선 순위다. 우리 모두 조직력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가장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당초 황희찬이 훈련에 복귀함에 따라 가나전 출장이 유력한 듯 보였지만 벤투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도 황희찬은 출전하지 못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가장 큰 변수는 수비진에 달려있다. 핵심 전력인 김민재(나폴리)가 지난 우루과이전에서 후반 18분 다르윈 누녜스(리버풀)을 저지하려다가 넘어지면서 오른쪽 종아리를 다쳤다.

김민재는 통증을 안고 90분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경기 후 25일과 26일 팀 훈련에서 불참했다. 27일에는 15분간 허용되는 공개 훈련에서 사이클을 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남은 비공개 훈련에 공식적으로 참가했는지 여부는 확인이 어려웠다. 이에 벤투 감독은 "김민재 출전은 내일 아침 상태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김민재의 출전이 어려울 경우 큰 전력 누수가 예상된다. 김영권의 파트너로 권경원(감바오사카) 또는 조유민(대전)이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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