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판 중국 견제 인·태 전략…해군 증강, 광물 투자 제한

전웅빈 2022. 11. 28. 07: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캐나다가 중국을 ‘파괴적 강국’으로 지목하며 견제 강화에 초점을 맞춘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했다. 중국 국영 기업 등의 자국 광물 투자를 제한하고, 남중국해 군사적 긴장에 대응하기 위한 해군 증강 등 내용이 포함됐다.

캐나다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흡사한 방식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역내 동맹·파트너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이 주요 동맹의 외교·안보 정책으로 확산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캐나다는 27일(현지시간) 26페이지 분량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며 이 지역에 5년간 23억 캐나다 달러(약 17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캐나다 해군 주둔 증강(5억 캐나다 달러), 사이버 안보 역량 개발(4700만 달러) 등 중국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 지원이 담겨 있다.

캐나다는 “지역 안보에 대한 강압적 행동과 위협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군사 개입과 정보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지역 파트너들과 협력해 인도·태평양에서 안보 기반 참여를 확대하고, 추가 군사 자산을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프로젝트 작전에 배치된 호위함 수를 늘리는 등 캐나다 해군 주둔을 강화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그 너머에서의 항해 및 상공 비행권을 보호한다”고 강조했다.

문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은 경제 역동성과 전략적 도전의 글로벌 중심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며 역내 동맹·파트너와의 관계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을 50번 이상 언급할 만큼 대중 견제에 상당 부분을 할애됐다.

문서는 “중국은 점점 파괴적인 글로벌 강국이 되고 있다”며 “우리에게서 멀어진 이익과 가치에 관대한 환경으로 국제질서를 만들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중국해의 군사적 긴장 강화, 신장 위구르 인권 탄압,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 침해 등을 언급했다.

캐나다는 남중국해에서 유엔 해양법 협약을 포함한 국제법을 완전히 존중하기 위해 아세안 국가와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감한 데이터와 기술 및 지식 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특히 국영 기업이나 기타 외국 기관의 투자가 중요 광물 공급망 등 국가 안보를 위협할 때 이를 제한하기 위해 ‘캐나다 투자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모두 중국을 겨냥한 전략이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은 “글로벌 행위자로서 중국의 부상은 캐나다를 포함한 지역의 모든 국가의 전략적 전망을 재편하고 있다”며 “중국은 성장과 번영을 위해 규칙 기반 국제 질서의 혜택을 입었지만, 이제는 더 큰 이점을 얻기 위해 이러한 규칙을 재해석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다나 매체 ‘더 스타’는 “많은 서방 국가와 중국 관계가 계속 쇠퇴하고, 중국 공산당이 내부 불만 세력을 탄압 과정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아이디어가 탄력을 받았다”며 “많은 사람이 인도·태평양으로의 전환을 무역을 다각화하면서 중국의 성장을 억제하는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는 2018년 미국 사법 당국의 요청으로 중국 최대 통신장비회사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을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악화가 시작됐다. 당시 중국도 보복 조치로 캐나다인 두 명을 간첩혐의로 체포했다. 최근 캐나다 언론은 “중국이 2019년 캐나다 선거에서 친중 후보들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입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6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마지막 날 연회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따로 만나 “우리가 나눈 대화 내용이 모두 신문에 실렸다. 이건 부적절하다”고 공개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캐나다는 한국에 대해 “양자 및 글로벌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강력한 민주적 파트너”라고 설명하며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경제·안보 고위급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장관은 지난 25일 회담을 하고 기존 범용광물 중심의 교역 범위를 니켈과 코발트 등 핵심광물 분야로 확대하기로 한 바 있다.

캐나다는 또 ‘네온(NEON)’ 작전 등을 통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을 지원하고, 파트너들과 함께 지역 안보 수호 및 북한 비핵화를 옹호한다고 언급했다. 캐나다는 벤쿠버함을 한반도 주변 해역에 보내 대북 제재 이행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