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집 간 ‘더탐사’, “제발 기소하라” 도발… 왜?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던 유튜브 채널 더탐사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찾아가 주거침입으로 고발당한 직후 “한동훈 장관은 반드시 수사지휘권 발동해서 보도한 강진구 기자를 기소하라”는 영상을 올렸다.
술자리 의혹을 보도했던 더탐사 측 강진구 기자는 이 영상에서 “전 기소되길 원한다”며 “기소되는 순간 경찰의 모든 수사기록이 제 손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형사재판의 피고인 신분을 이용해서라도 술자리 의혹과 관련된 취재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취지였다.
더탐사는 27일 자정 무렵 ‘나를 고소하라 한동훈 장관!’이라는 제목의 59초짜리 ‘쇼츠’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이날 오후 한 장관의 거주지를 찾아가 도어록 해제를 시도한 일로 주거침입 고발을 당한 직후 올린 영상이었다.
영상에 나온 강 기자는 “한 장관이 김의겸 의원을 상대로 ‘김 의원은 사과할 필요가 없다. 법적인 책임을 지면 된다’고 얘기를 하는데, 김 의원한테 그런 얘기를 하지 말고 저한테 하라”며 “저는 법적 책임을 질 용의가 있다. 반드시 저를 기소하라. 전 기소되길 원한다. 법원에서 다투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기소되는 순간 경찰의 모든 수사기록이 제 손에 들어온다. 피고인의 방어권 차원에서 청담동 술자리(의혹)를 이대로 덮는데 동의할 수 없다”며 “앞으로 경찰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저는 제 보도에 대해 책임질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반드시 수사지휘권 발동해서 강진구를 기소하라”며 “그러면 저는 경찰의 수사기록을 다 훑어보면서 청담동 술자리의 2라운드를, 진실공방의 2라운드를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자신 있으면 저를 법원 재판에 회부하라”며 “재판에 회부하면 사실조회 요청을 할 수 있다. 한 장관이 공개를 꺼리는 차량 운행일지에 실제로 정보가 부존재하는지 확인해 볼 것이다. 제발 꼭 기소해서 재판을 통해 진실을 가리게 해달라”라고 말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더탐사 취재진 5명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한 장관이 거주하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아파트를 찾았다. 이들은 아파트 정문에서 “일요일에 경찰 수사관들이 갑자기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한 기자들의 마음이 어떤 건지를 한 장관도 공감해 보라는 차원에서 취재해볼까 한다”며 “정상적인 취재 목적의 방문이고 사전에 예고하고 방문하는 것이라 스토킹이나 다른 걸로 처벌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 장관의 집 현관문 앞에 도착한 이들은 여러 차례 “한 장관님 계시냐” “취재하러 나왔다”고 외쳤다. 이 과정에서 도어록을 누르기도 했다. 더탐사가 생중계한 영상에는 ‘지문을 입력하세요’ ‘다시 시도하세요’라는 도어록 음성 안내가 나왔다.
이들은 한 장관 자택 앞에 놓인 택배물을 살폈고, 집 안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자 1분30초 뒤 현장을 떠났다. 당시 집 안에는 한 장관 부인과 자녀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은 이 소식을 듣고 더탐사를 공동주거침입과 보복범죄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서울 수서경찰서에 접수됐다. 더탐사는 한 장관의 퇴근길 승용차를 쫓아간 혐의로 고소당해 수사를 받고 있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더탐사 기자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려 했지만 응하지 않으면서 집행이 불발됐다.
앞서 더탐사는 한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30여명과 함께 지난 7월 19일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회동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지목된 첼리스트 A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해당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혹은 A씨가 전 남자친구인 B씨와 통화하면서 말한 내용을 B씨가 녹취해 더탐사 측에 제보하면서 불거졌다.
A씨 측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이 아니다”라며 “A씨는 심적으로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남자친구 B씨가 몰래 통화를 녹음했고, 녹음 파일이 있는지조차도 전혀 몰랐다고 한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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