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말고는 죄다 비밀…예산 처리 D-4 '소소위' 벌어질 일

심새롬 2022. 11. 2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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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예결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제1차 2023년도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을 놓고 무한 대치 중인 여야가 또 ‘밀실 심사’ 문턱에 섰다. 국회 예결위 예산안소위는 28일 639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안 예산 감액 심사를 마무리하고 ‘소(小)소위’로 불리는 비공개 심사 일정 논의에 돌입한다.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이철규 의원은 27일 통화에서 “28일 예산안소위에서 야당이 지난 25일 앞서 단독 처리한 국토위와 정무위 예산을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비서실 업무지원비 예산(158억 700만원) 감액 규모를 두고 파행을 빚은 예산안소위 1차 감액 심사를 마무리지은 뒤, 비공개 ‘소소위’로의 심사 전환을 검토한다는 뜻이다.

과거에 국회의 예산안 조정은 속기록 없이 비공개로 진행됐던 예산안소위(구 계수조정소위)에서 실질적으로 거의 다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국회 개혁차원에서 예산안소위에도 속기록이 도입돼자, 여야가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내밀한 거래를 위해 ‘소소위’라는 비공식 협의체를 만든 것이다. ‘소소위’는 통상 국회 예결위원장과 여야 예결위 간사 3인으로 꾸려진다.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이 불과 나흘 남은 상황에서 신속한 감액·증액 결정을 위한 소소위 개최는 예고된 수순이다. 여야는 ‘깜깜이’, ‘쪽지 예산’ 비판 속에서도 국회법 정신에 어긋나는 소소위 심사를 매년 반복해왔다. 올해 예산안소위는 대통령실 예산 등 ‘윤석열표 예산’과 지역화폐사업 등 ‘이재명표 예산’ 간 충돌로 이전보다 더 심사 속도가 느리다. 지난해에는 11월 21일에, 2020년에는 23일에 마무리한 1차 감액 심사를 27일까지 못 끝냈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5차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 앞서 이철규 예결위 국민의힘 간사(왼쪽)와 박정 예결위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마저도 ‘보류(재논의)’ 결정이 수두룩해 이르면 29일부터 가동될 비공개 소소위가 굵직한 예산 심사 결정을 전부 도맡을 전망이다. 이날까지 15개 상임위에서 여야가 합의한 세출예산안 감액 규모는 총 1조원 미만으로, 예년 최종 정부안 감액 규모 (3조~5조원)에 크게 못 미친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일단 소소위에서 감액 규모만 확정 짓고 나면 나머지 증액 논의는 생각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면서 “더불어민주당도 증액해야 할 지역구 사업 등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여야 합의 등으로 내년도 예산안이 사상 첫 ‘준예산’ 사태에 돌입할 위험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는 게 여당 측 분위기다. 예산안소위 소속 의원은 “12월 중순 이전에는 예산안 본회의 통과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 “국정조사가 맞물려 있어 해를 넘겨서까지 심사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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