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웅빈 특파원의 여기는 워싱턴] 美 중간선거 이후 민주·공화 차기 대선 주자 새 얼굴 원한다

전웅빈 입력 2022. 11. 28.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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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개표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상원과 하원 과반을 차지하는 의회 권력 양분 구도가 확정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여야 차기 대선주자의 정치적 입지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후에도 양당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세대교체론과 유권자들의 불출마 요구 등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내년 1월 새 의회 출범과 함께 양당 모두 본격적인 대선 경선 국면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26일(현지시간) 미 에머슨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전국 유권자 1380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민주당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41.5%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16.6%),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11.5%),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8.9%),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4%),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6.2%) 등 다른 경쟁자를 압도했다.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55.1%로 선두를 달렸다. 대선 잠룡으로 떠오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24.8%)를 30.3%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7.5%), 리즈 체니 하원의원(3.6%),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3.4%)은 한 자릿수 지지를 받았다. 중간선거 이후에도 양당의 차기 대선주자 1위 자리는 변동이 없는 셈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후 당내 리더십을 회복하며 경쟁자 없는 독주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그는 공화당 주요 주자들과의 가상 맞대결에서도 우위를 차지했다. 에머슨대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디샌티스 주지사, 체니 의원 등과 오늘 당장 맞대결한다면 각각 4.2% 포인트, 3.7% 포인트, 16.4% 포인트 차이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민주당 차기 주자들은 속속 바이든 대통령과 경쟁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고 있다. 뉴섬 주지사는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를 한 번 이겼고 다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그가 차기 대선에 출마하기를 바라며 그를 열성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불출마하더라도 자신은 출마하지 않겠다는 말도 했다. 샌더스 의원도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면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확장성이다. 최근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68%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를 반대했다.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51%가 재선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했지만 공화당 유권자 87%와 무당파 유권자 75%는 그의 재선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레드 웨이브’를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는 MZ세대의 반대가 두드러졌다. AP통신 출구조사에서 18~29세 유권자 53%, 30~44세 유권자 52%가 민주당을 선택했다. 그러나 퀴니피액대 조사에서는 18~34세 75%, 35~49세 71%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50~64세(65%), 65세 이상(58%) 등 중장년과 고령층 반대보다 거셌다.

민주당의 중간선거 선전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지지 않은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퀴니피액대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36%로 지난 9월(40%)보다 오히려 4% 포인트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18~34세와 35~49세에서 각각 28%, 34% 지지율로 가장 낮았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에머슨대 조사에서도 38.7%에 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황은 좀 더 열악하다. 미국인 57%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해 ‘나쁜 일’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유권자 88%, 무소속 유권 58%가 그의 재선 선언에 불만을 표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쟁자인 디샌티스 주지사 인기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당내 압박까지 받고 있다. 퀴니피액대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 60%가 디샌티스 주지사의 차기 대선 출마를 환영했다. 주요 인사들의 지지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서 ‘2024년 디샌티스를 지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 2024년 대통령직은 좀 더 분별 있고 중도적인 성향의 인물에게 돌아갔으면 한다”며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당을 이끌 새로운 얼굴을 찾고 있고, 많은 사람이 디샌티스 주지사를 차세대 후보로 보고 있다”며 “트럼프의 행동은 이제 낡았고, 지겹다”고 말했다.

한편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지역구 1곳씩이 아직 최종 결과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지금의 선두가 유지되면 공화당은 하원 의석 222석을, 민주당은 213석을 확보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등 2개 지역구의 경우 99%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근소한 표 차이로 공화당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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