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포커스] 북·중 관계의 겉과 속

입력 2022. 11. 28.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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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산당 총서기 3연임 소식을 노동신문 1면에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축전을 전하며 북·중 친선과 단결을 강조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지지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면서 북·중 양국의 사회주의 연대를 과시하고 있다.

북한은 핵 위협, 경제난, 미사일 도발 등으로 수시로 중국 국경의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

중국 역시 북한과의 '친선협조관계'를 강조하면서 축전 외교로 화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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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률(동덕여대 교수·중국학과)


북한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산당 총서기 3연임 소식을 노동신문 1면에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축전을 전하며 북·중 친선과 단결을 강조했다. 시 주석도 ‘중·조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고 화답했다. 미·중의 전략 경쟁이 심화되고 북·미 간 대화가 중단된 상황에서 북·중 관계가 날로 긴밀해지고 있다.

그런데 북·중 관계는 겉과 속이 다른 복잡 미묘한 특성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북·중 양자 차원 너머에 있는 미국 변수를 함께 살펴봐야 비로소 그 실체에 접근할 수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지지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면서 북·중 양국의 사회주의 연대를 과시하고 있다. 예컨대 김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 100주년 축전에서도 “중국 공산당에 대한 적대세력들의 악랄한 비방 중상과 전면적인 압박은 단말마적인 발악에 불과하다”고 사실상 미국을 거칠게 비난하면서 중국에 애정 공세를 펼친 바 있다. 북한은 미국의 공세를 제국주의 대 사회주의의 대립 구도로 설정하고 북한과 중국 간 사회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중국과의 사회주의 연대를 강조해 북한 체제의 불안을 해소해 보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당장의 경제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국으로부터 최소한의 지원도 절실한 형편이다.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 우선 중국과의 협력을 과시해서 한편으로는 자국의 뒷배경을 다지고, 다른 한편으론 미국을 자극해 이를 통해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대비하고자 하는 계산일 수도 있다.

그런데 북한의 접근 공세에 대한 중국의 반응에는 미묘한 온도 차이가 느껴진다. 북한은 핵 위협, 경제난, 미사일 도발 등으로 수시로 중국 국경의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과의 전략 경쟁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에는 전략적으로 소중한 우군일 수밖에 없다. 중국 역시 북한과의 ‘친선협조관계’를 강조하면서 축전 외교로 화답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은 북한과 달리 전통적인 화법을 유지하면서 ‘미국 요인’을 상대적으로 덜 부각시키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체제 위기, 도발, 그리고 북·미 관계 개선 등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렇지만 중국은 북한(핵) 문제로 인해 미국과의 갈등 전선이 확대되는 것도 원치 않고 있다. 특히 중국은 북한의 도발로 인해 한·미·일 안보 협력의 빌미를 주고 있는 데 대한 우려와 불만도 있다.

중국과 북한은 미국에 대한 대응이라는 전략적 협력의 동기를 공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과 북한이 상정하고 있는 미국 요인의 구체적 활용법은 여전히 동상이몽이다. 북·중 양국이 긴밀함을 과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하고 상이한 전략적 계산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양 강대국이 세력 경쟁에 몰두해 있는 상황에서 고립과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 북한은 핵과 미사일 도발로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한반도의 불안정한 국면으로부터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시점에 있다.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계기로 근 3년 만에 미·중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됐고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 역할론이 재차 거론됐다. 해묵은 중국 역할론이 단지 외교적 수사로 소환되는 차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 북·중 관계의 밀착과 중국의 모호한 행보는 분명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북·미, 남북 관계가 경색된 현 상황에서 긴밀해지고 있는 북·중 관계의 복잡 미묘한 이면을 파악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안도 강구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동률(동덕여대 교수·중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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