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언제든 털어 보라”…이재명도 당도 강경대응 모드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로키’로 대응하던 이재명(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점차 강경 대응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을 향해 “언제든지 털어 보라” “선무당이 동네 굿을 하듯 한다”고 맹비난했다. 같은 날 방영된 노무현재단의 유튜브 방송에선 검찰의 야당 인사 수사를 “없는 사건을 만들어 덮어씌우는 방식의 새로운 국가폭력범죄”로 규정했다.
당내에선 “민생에만 집중하던 이 대표가 향후 기조 변화를 예고하는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현재 이 대표 관련 수사 검사만 서울중앙지검·수원지검 등에 58명가량으로 파악된다”며 “수사 목적이 정치 보복이 분명한 만큼 이 대표가 가만히 두고 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복수의 당 지도부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이 대표의 강공 전환은 취임 100일인 다음 달 5일을 전후해 공식 표명될 가능성이 있다. 통로는 100일 기자간담회나 당일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또는 페이스북 메시지 등 여러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친이재명계 한 최고위원은 “뭐가 됐든 자신을 향한 수사에 하나하나 반박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에서도 이미 강경 모드는 감지된다. 친이재명계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독일 반나치 운동가 마르틴 니묄러의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시를 낭송하며 의원들의 단일대오를 요청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정조준하며 더욱 거칠게 여권을 압박할 예정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28일까지 이 장관을 파면하라고 요구했던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재차 “민주당은 국회에서 단호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먼저 내고, 대통령이 거부할 경우 장관 탄핵안을 발의한다”(지도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해임건의안이든, 탄핵안이든 169석의 민주당 단독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이 대표 특유의 돌파력이 사법리스크 국면에서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조응천 의원 등이 이 대표에게 유감 표명을 압박한 가운데 침묵하던 의원들도 각자 비판 타이밍을 재고 있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 대해 이 대표가 유감 표명을 할지에 대해선 이재명계 내부에서도 관측이 엇갈린다.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검찰이 이 대표를 피의자로 지목하고 수사할 때 적절하게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지만, 다른 이재명계 인사 상당수는 “절대 안 된다”(초선)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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