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잡은 일본, 코스타리카 한방에 무너졌다
전차군단 독일을 꺾었던 일본 축구가 무너졌다. 그것도 스페인에 7골이나 내줬던 코스타리카에 일격을 당했다.
일본 축구대표팀(FIFA랭킹 24위)은 2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31위)에 0-1로 졌다. 일본은 이날 슈팅 수 14대4, 유효슈팅 3대1로 크게 앞섰다. 하지만 코스타리카의 유효슈팅 한 방에 그대로 무너졌다.
지난 23일 1차전에서 독일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던 일본은 1승1패(승점3)에 그치며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반면 스페인과의 첫 경기에서 0-7 참패를 당했던 코스타리카는 1승1패(승점3)를 기록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죽음의 E조’답게 혼전 양상이다. 다음 달 2일 열리는 일본-스페인, 코스타리카-독일의 조별리그 3차전 경기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일본은 독일과의 1차전에 나왔던 출전 선수를 5명이나 바꿨다. 전반에는 양 팀 모두 파이브 백으로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팬들에겐 하품이 나올 법한 지루한 경기가 이어졌다.
일본은 후반 시작과 함께 아사노 다쿠마(보훔)와 이토 히로키(슈투트가르트)를 투입했다. 독일전처럼 교체 카드를 통해 빠른 공격을 펼쳤다. 후반 1분 모리타 히데마사(스포르팅)의 날카로운 슈팅이 골키퍼 나바스에 막혔다. 코스타리카는 대부분의 공격을 조엘 캠벨에게 맡기는 단조로운 패턴으로 일관했다.
후반 35분에 승부가 갈렸다. 일본 요시다 마야(샬케)가 자기 진영에서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코스타리카는 옐친 테헤다(에레디아노)의 침투 패스를 받은 케이셔 풀러가 정확한 왼발 감아차기 슛을 쐈다. 몸을 날린 골키퍼 곤다 슈이치의 손끝에 걸렸지만, 공은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코스타리카가 기록한 이날의 유일한 유효 슈팅이었다.
코스타리카 베테랑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36·파리생제르맹)의 선방도 빛났다. 후반 43분 일본의 결정적인 슈팅을 나바스가 발로 막아냈다. 이어진 위기에서도 나바스는 볼을 잡아냈다. 2014년과 18년 2차례 월드컵에서 7골을 내줬던 나바스는 이번 대회 스페인전에서만 7실점 하는 굴욕을 당했지만, 이날 일본전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했다.
한편 일부 일본 팬들은 관중석에 욱일기를 걸었다가 철거당하는 망신을 당했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를 침공할 때 사용했던 제국주의 군기다.
알라이얀(카타르)=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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