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검사 58명, 이젠 반격의 시간"…이재명 정면돌파 나서나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로키(low-key)’로 대응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점차 강경 대응으로 전환하고 있다. 자신을 향한 당내 불안감을 잠재우는 한편, 여권과 정면으로 부딪치며 흐트러진 당내 단일대오를 재정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재명 관련 수사 검사만 58명…지도부 “이젠 반격의 시간”
당내에선 “민생에만 집중하던 이 대표가 향후 기조 변화를 예고하는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 고위 관계자는 “현재 이 대표 관련 수사 검사만 서울중앙지검ㆍ수원지검 등에 58명가량으로 파악된다”며 “수사의 목적이 ‘정치보복’이 분명한 만큼, 이 대표도 가만히 두고만 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지도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아직은 아웃복싱에 가까운 이 대표의 강공 전환은 취임 100일인 내달 5일을 전후해 공식 표명될 가능성이 있다. 입장 표명 통로는 100일 기자간담회나, 당일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또는 페이스북 메시지 등 여러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친이재명계의 한 최고위원은 “뭐가 됐든 이 대표가 내놓을 공식 입장은 자신을 향한 수사에 하나하나 반박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대장동 수사부터 현재까지 1년 넘게 검찰이 이 대표를 탈탈 털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이젠 반격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해임건의안 발의…“거부하면 탄핵안” 시나리오도
당 지도부의 흐름에서도 이미 강경 모드는 감지된다. 친이재명계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독일 반나치 운동가 마르틴 니묄러의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시를 낭송하며 의원들의 단일대오를 요청했다. 또 다른 친이재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은 ‘나는 이재명과 정치 공동체다’라는 해시태그 달기 캠페인을 진행하며 지지층 동력 확보에 나섰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추진 중인 원내지도부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까지 내며 더 거칠게 여권을 압박할 예정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오는 28일까지 이 장관을 파면하라 요구했던 박홍근 원내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재차 “민주당은 국회에서 단호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썼다.
이와 관련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책임을 묻겠다는 건 해임건의안 또는 탄핵소추안 발의”라며 “두 가지 카드를 갖고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해임건의안을 먼저 내고, 대통령이 거부할 경우 탄핵안을 발의한다”(지도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해임건의안이든 탄핵안이든, 모두 169석의 야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출석여부ㆍ사건장기화ㆍ유감표명…이재명, 산 넘어 산
다만 이 대표 특유의 돌파력이 이번 사법 리스크 국면에서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조응천 의원 등이 이 대표에게 유감 표명을 압박한 가운데, 침묵하던 의원들도 저마다 비판 타이밍을 재고 있기 때문이다. 친이재명계로 꾸려진 지도부가 수사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거부감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향후 이 대표가 검찰 소환 요구에 직접 응할지도 관심사다. 비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선 “이 대표가 직접 검찰에 당당하게 소명해 당과 자신을 분리해야 한다”(다선 의원)고 주장한다. 반면 이재명계 측은 아직 입장 정리가 명확하지 않다. 또 검찰 수사가 소환 조사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할 전망이라, 자칫하면 검찰이 움직일 때마다 당이 요동칠 수도 있다.
현 상황에 대해 이 대표가 유감 표명을 할지에 대해선 이재명계 내부에서도 관측이 엇갈린다.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검찰이 이 대표를 피의자로 지목하고 수사할 때, 적절하게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유감 표명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다른 이재명계 인사들은 “절대 안 된다”(초선)는 반응을 보였다. 이 역시 수사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복잡한, 이재명계의 곤혹감이 읽히는 대목이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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