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 크리에이터가 알아야 할 43가지

서믿음 입력 2022. 11.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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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그걸 생각하면 아직 경력이 일천한 나 같은 PD는 내심 고민이 드는데, 내 마음에 쏙 드는 작품치고 크게 흥행한 경우가 거의 없고, 반대로 크게 흥행한 작품치고 딱 내 마음 같다고 느낀 경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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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PD가 전하는 크리에이터에 유용한 정보

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지상파와 디지털매체를 두루 거치며 격변하는 플랫폼 세상에서 자신만의 살아남는 노하우를 터득해온 권성민 PD가 선보이는 자기계발서다. 화제의 인물들과 김이나 작사가가 잔잔하되 풍미가 넘치는 대화를 주고받으며 독특한 감동과 재미를 선사해온 '톡이나 할까?'를 선보인 그.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오래 붙잡아놓기 어려운 멀티 플랫폼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 있는 콘텐츠는 어떤 특징들이 있는지, ‘대중이 좋아하는 레퍼토리’와 ‘창의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이뤄야 둘 다를 갖춘 프로그램이 되는지 등등, 콘텐츠 제작자와 크리에이터들에게 유용한 43가지 정보를 상세히 전한다.

반면 주먹구구라고 할 만큼 체계 없는 방송사 예능의 제작 방식은 곧 PD 한 명 한 명이 그 자체로 시스템이라는 뜻이 된다. 극한의 ‘고신뢰체계’인 것이다. 한 프로그램 안에서는 그 어떤 결정 사항도 메인 PD를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메인 MC 결정부터 사소한 자막의 디자인 하나까지 PD를 거쳐야 결정이 이루어진다. 테일러리즘의 매뉴얼과 비교하면 비효율적이기 짝이 없다. 하지만 매뉴얼은 자동차 공장처럼 모든 공정이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만 힘을 발휘한다. 예상외의 상황을 만나면 무용지물이다. 방송 제작 현장은 이야기와 사람을 다루는 곳인 만큼 모든 것이 변수이다. 심지어 예능에서는 쓰인 대로 읽는 대본도 없다.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매뉴얼과 시스템을 거칠 새 없이 바로 현장에서 재량껏 판단을 내려야 한다. 방송시간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지체할 시간도 없다. PD는 매순간 시스템 없이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이다. p.42

PD들은 대부분 연출자이기 이전에 감상자들이다. 그리고 아마 그들이 감상자로서 좋아하는 취향이 연출자로서 만드는 것과도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그걸 생각하면 아직 경력이 일천한 나 같은 PD는 내심 고민이 드는데, 내 마음에 쏙 드는 작품치고 크게 흥행한 경우가 거의 없고, 반대로 크게 흥행한 작품치고 딱 내 마음 같다고 느낀 경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시선을 좁혀 예능국 안으로 들어와도 왠지 잘 나가는 예능 프로그램들을 보면 나와는 결이 다르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이런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종종 해주는 말. “너 같은 예능 PD도 필요해!” 각각 다른 여러 사람에게 똑같이 듣는다. 분명 서로 모르는 사이일 텐데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비슷한 표현이 생각나는 모양이다. 이 말을 들으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좀 복잡해진다. ‘필요하다’는 아무리 봐도 최소의 존재다. 커트라인의 느낌이다. 돈가스 그릇 한쪽의 샐러드이고, ‘반반 무 많이’를 외치며 치킨 시킬 때의 ‘무’이다. 그렇지, 필요하지. 샐러드 필요하고 치킨 무 필요하고. 하지만 왠지 돈가스랑 치킨은 내 자리가 아닐 것 같다는 느낌. 나도 돈가스 되고 싶은데 p.76~77

직면하는 마음 | 권성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80쪽 | 1만7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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