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전부터 팬이예요"…김효주 팬클럽 '슈팅스타'
회원 라운드·결혼식 깜짝 방문 등 김효주도 깊은 애정
[아시아경제 최태원 기자] 2012년 4월 제주 서귀포 롯데스카이힐제주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롯데마트는 당시 고등학교 2학년생이던 아마추어 선수를 위한 무대였다. 270야드에 육박하는 드라이버 비거리와 정교한 아이언샷을 앞세운 이 선수는 4라운드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궈냈다. 2위와 차이는 무려 9타 차. 당시 동반플레이를 펼친 문현희는 경기 후 “프로로서 창피한 감이 있지만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10년이 훌쩍 지난 현재, 세계 랭킹 9위의 이 선수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 중 한명으로 활약중이다. 바로 김효주(27)다. 올해도 김효주는 지난 4월 열린 LPGA 롯데 챔피언십 우승으로 LPGA 통산 승수를 5승으로 늘렸다.
김효주는 꾸준한 활약의 버팀목으로 자신의 팬클럽인 ‘슈팅스타’를 심심치 않게 언급한다. '슈팅스타'는 여자 골프 팬클럽 중에서도 유독 선수와 끈끈한 유대를 맺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효주의 든든한 버팀목
슈팅스타가 출범한 것은 2012년 4월15일. 바로 김효주가 아마추어 신분으로 KLPGA 투어에서 우승한 날이다.
팬클럽 이름은 회원들의 응모로 지어졌다. 슈팅스타란 별똥별이란 뜻으로 김효주가 세계무대에 별똥별처럼 강렬한 모습을 보이길 바라는 회원들의 마음을 담고 있다. 또한 최고의 샷(shot)을 구사하는 스타(star)라는 뜻도 내포한다.
2022년 11월 기준 슈팅스타 회원은 6500명에 육박한다. 회원들의 구성도 다양하다. 40~50대 팬들이 주축이지만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의 회원들이 매 행사에 적극 참여한다. 팬클럽 관계자에 따르면 매 행사마다 수십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100명 이상의 회원들이 참여하는 경우도 잦다.
회원들은 ▲송년회 ▲단체 라운드 ▲스크린골프 대회 ▲김효주 생일파티 ▲데뷔 기념일 축하 ▲김효주 애장품 경매 등 다양한 정기행사를 열고 있다. 코로나19로 최근 3년간은 대면 행사가 없었지만 올해는 대면 행사를 재개했다. 7월엔 3년만에 김효주의 생일 파티를 열었고, 선수는 직접 방문은 하지 못했지만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한시간여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효주가 10월 강원 원주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규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했을 땐 선수와 팬들이 함께하는 프로 데뷔 10주년 행사도 진행됐다.
'슈팅스타'의 김효주 사랑
슈팅스타는 남다른 김효주 사랑을 자랑한다. 응원 헌정곡과 화보집 출간이 대표적인 예다.
슈팅스타는 2018년 김효주의 생일인 7월14일을 맞아 응원가 ‘별을 향해’를 발표했다. 응원가는 한국어와 영어 두가지 버전으로 녹음됐으며, 영어 버전은 LPGA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이 응원가는 별을 향해는 슈팅스타 회원들의 합심으로 만들어졌다. 팬클럽 회원들이 직접 작사·작곡을 했고, 역시나 회원인 김해인, 김다인 자매가 직접 녹음에 나섰다.
화보집은 매 대회 4라운드를 꾸준히 응원한다는 의미로 2019년부터 매년 1회씩 4년에 걸쳐 출간됐다. 팬클럽 회원들이 직접 찍은 사진들과 유명 사진 기자들의 사진, 김효주의 개인 소장 사진들이 갈무리됐다.
팬들은 김효주는 물론 동료 선수들을 위한 간이 편의점을 열기도 했다. 2019년 경북 경주시 블루원디아너스CC에서 열린 박인비 인비테이셔널대회에선 김효주 프로 숙소에 간이 편의점을 조성했다. 대회에 참여했던 선수들 모두 편의점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다. 이후 김효주의 슈팅스타는 동료 선수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김효주'의 슈팅스타 사랑
김효주도 팬클럽을 살뜰히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팬클럽 매니저와의 수시 소통을 통해 일정 변동 사항, 행사 관련 일정 등을 공유한다. 심지어 시합 전후 컨디션 등 민감한 부분까지 팬들과 공유하며 팬들과의 끈끈한 유대를 자랑한다.
일반 팬클럽 회원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김효주는 여러 인터뷰에서 팬클럽 카페에 매일 방문하며 게시글 들을 빠짐없이 읽는다 밝힌 바 있다. 중요한 일이 있을 땐 직접 카페에 게시글을 올려 팬들과 소통한다.
국내 대회에 출전할 경우 1·2라운드때 직접 현장을 찾은 팬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김효주의 모습은 팬들에겐 익숙한 풍경이다. 2017년엔 팬클럽 정기 라운드에 직접 방문해 뒷풀이 자리까지 팬들과 함께 했다. 심지어 팬클럽 회원간 커플의 결혼식에도 하객으로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정지연 팬클럽 매니저(45)는 "당시 선수의 방문에 감동한 양가 가족들도 모두 나서 팬클럽 활동에 적극나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슈팅스타는 매년 송년회 시즌이 되면 김효주 소장품 경매 및 바자회를 개최해 수익금으로 불우한 이웃들에게 기부를 해왔다. 코로나19로 3년만에 다시 열리게 된 올해 행사에 김효주는 소장품을 기증했다. 이번 행사로 모금된 1000만원은 유기견 센터에 기부될 예정이다.
'가족같은 분위기'가 최우선
슈팅스타는 팬클럽의 몸집을 키우기 보다는 선수와 팬, 회원간 유대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정 매니저는 "김효주 선수를 좋아해서 만났지만 또 다른 가족들을 만난 것 처럼 서로 챙겨주고 서로 안부 인사를 묻는 그러한 팬클럽이 되는 게 우선"이라며 "단단한 유대를 자랑하는 카페 안에서 이뤄지는 응원이 선수에게도 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매니저는 특히 "응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갤러리 매너를 더 강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회원들이 다른 선수의 플레이에 방해되는 행동을 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끈한 2차 계엄 부탁해요" 현수막 내건 교회, 내란죄로 고발당해 - 아시아경제
- "좋아해서 욕망 억제 못했다"…10대 성폭행한 교장 발언에 日 공분 - 아시아경제
- "새벽에 전여친 생각나" 이런 사람 많다더니…'카카오톡'이 공개한 검색어 1위 - 아시아경제
- '다이소가 아니다'…급부상한 '화장품 맛집', 3만개 팔린 뷰티템은? - 아시아경제
- "ADHD 약으로 버틴다" 연봉 2.9억 위기의 은행원들…탐욕 판치는 월가 - 아시아경제
- 이젠 어묵 국물도 따로 돈 받네…"1컵 당 100원·포장은 500원" - 아시아경제
- "1인분 손님 1000원 더 내라" 식당 안내문에 갑론을박 - 아시아경제
- 노상원 점집서 "군 배치 계획 메모" 수첩 확보…계엄 당일에도 2차 롯데리아 회동 - 아시아경제
- "배불리 먹고 후식까지 한번에 가능"…다시 전성기 맞은 뷔페·무한리필 - 아시아경제
- "꿈에서 가족들이 한복입고 축하해줘"…2억 당첨자의 사연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