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대사 "尹대통령, 연내 일본 방문 가능성 배제 못해"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가 연내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윤 대사는 교도통신이 26일 보도한 인터뷰에서 10년 넘게 단절된 한일 정상 셔틀외교와 관련해 "국제정세가 급격히 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연내에 일본을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셔틀외교가 생각한 것보다 이른 시일 내에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셔틀외교는 회담 목적의 상호 왕래로, 윤 대통령이 연내 일본을 찾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윤 대사의 관측이다.
윤 대사는 "지난 10년간 양국이 역사 문제만으로 대립해 왔다. 역사를 직시하면서도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성사되면 "한일 관계 정상화의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일 정상이 상대국을 오가며 소통하는 셔틀외교는 2011년 1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의 교토 회담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중단됐다. 이후 한일 정상의 만남은 주로 다자회의를 계기로 이뤄졌다.
양국의 주요한 현안으로 꼽히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2015년 위안부 합의 당시의 실패를 거듭하지 않으려면 '국민적 공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부는 외교당국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징용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기업 대신 한국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기부금을 받아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유력한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일본 피고 기업의 사죄와 재원 조성 참여 등 '성의 있는 호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일본은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배상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 대사는 "위안부 합의 이후 일본의 정책 결정자들이 '이것으로 끝'이라는 느낌으로 말한 한두 마디가 한국 여론을 악화시켰다"고 회고했다.
이어 "피해자 측의 상처를 치유하는 화해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본에서도 알아주길 바란다"며 일본 측의 적극적인 대응을 호소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해서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정보 교환이 필요한 시기"라며 "파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군사 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도발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군사적 긴장 국면을 활용해 갑자기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윤 대사는 그러면서 한미일이 북한에 대화 의사를 밝힐 필요는 있지만, 약한 모습을 보이며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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