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퇴진시위 그만"…새로운 집회 성지, 용산 주민들 '울상'
"단골들 주말 예약했다가도 안 와버려…밤늦게까지 시위, 장사꾼들 다 죽이는 거다"
"소음, 바닥이 다 울릴 정도…질책으로 끝내야지 尹 퇴진시위 잘하는 것 아냐"
전문가들 "타인 권리 침해하지 않아야…집회 자유로 방치하기보다 법 강화해야"
주말마다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과 광화문 일대에서 연일 대규모 집회가 이어지면서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최근 진보 성향 시민단체 촛불전환행동(촛불행동)이 지난 12일부터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광화문 인근에서 대통령실 앞까지 행진하는 집회를 시작하면서 민원이 늘고 있다. 여기에 보수 성향 단체의 맞불집회까지 열며 세(勢)싸움을 벌이면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 사는 정모(36)씨는 "최근에 점점 심해져 주말마다 촛불과 그 반대파가 한 곳에 모여 시위하는데 전쟁이다"라며 "노래를 계속 불러대 저녁에 시위가 끝나고 나면 귀에서 환청처럼 들린다. 두통이 올 정도다. 주거지역에서 오후 8시 반 정도까지 시위를 하는데 아무리 신고해도 방법이 없어 이사라고 가고 싶은 심정이다. 보수에서 정권을 잡으면 이렇게 촛불시위를 하니 너무 힘들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A(69)씨는 "보통 단골들은 이곳까지 차를 가지고 들어오는데, 집회 때문에 도로를 통제해 주변 교통이 밀려 단골들이 주말에 예약했다가도 오다가 안 와버린다"며 "경찰들도 군데군데 시위하면 서 있으니 영업에 지장이 있다. 집회를 낮에 하면 그나마 나은데 밤늦게까지 오후 8시 반까지 하니까 장사꾼들 다 죽는 거다. 오래하지 말고 좀 간단히 하고 갔으면 좋겠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자영업자 B(36)씨가 삼각지역 인근에서 운영하는 한식집은 최근 2주간 주말 저녁 시간 동안 매출이 반토막 났다. B씨는 "주말마다 집회 때문에 경찰이 길거리에 쏟아져 나오는데 가게 앞을 막고 서 있어 손님들 출입도 어렵고 장사에 큰 타격이 있었다"며 "손님들도 시위를 하니 1층에서 식사하기 불편해 한다. 저녁 시간에는 너무 시끄러워 집회가 있다 하면 장사가 잘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집회 기간이 길지 않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삼각지역 인근에서 8년째 중화요리점을 운영해온 C씨는 "우리 가게 쪽으로는 바리게이트를 치진 않지만 주말 오후 8~9시까지 서 있으면 바닥이 다 울릴 정도로 소음이 크다"며 "2주 동안 촛불세력과 보수 세력이 만나 집회를 오후 8~9시에 마쳐야 하는데 서로 기 싸움을 하느라 10시에 마친다. 그래도 집회 참석자들이 가게에 와 매출을 올려주니 시끄러운 덕도 있다. 그러니 참아야지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C씨는 다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도 채 안 됐는데 매주마다 '윤석열 정부 퇴진' 시위를 계속해서 하는 건 잘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적어도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하는지 1년은 기다려보고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질책하고, 질책을 하더라도 질책으로 끝내야지 이렇게 거리로 나와 하야를 외치고 끌어내리려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표현의 자유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어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현재 관대한 측면이 있다"며 "해외에 비해 우리 폴리스라인도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고 집회로 4차선 도로를 집회 시위 장소로 허용하고 있는 정도인 만큼 집시법을 가다듬을 필요는 있겠다. 경찰력이 정해져 있는데 경비에 많은 인력이 소요되면 공권력이 낭비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집회·시위 발생 소음은 다른 사람에게 상당히 피해를 많이 주기 때문에 무한정 집회의 자유로만 방치를 해선 안 된다"며 "느슨한 집회 시위 규정을 독일이나 미국처럼 조금 더 강화시키는 것이 합리적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회 시위에 경찰력이 너무 쏠리다 보면 일반 시민들이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될 상황에서 도움을 못받는 맹점도 생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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