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미국의 중국 견제와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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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을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 그런 목적을 진전시키기 위한 경제적·외교적·군사적·기술적 힘을 함께 지닌 유일한 경쟁자"라고 규정했다.
도널드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을 통해 북한은 미국과 새로운 관계 수립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으므로, 바이든 정부는 북한이 중국 영향권에서 이탈하도록 함으로써 얻게 될 미국의 이익이 무엇인지를 숙고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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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을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 그런 목적을 진전시키기 위한 경제적·외교적·군사적·기술적 힘을 함께 지닌 유일한 경쟁자"라고 규정했다. 또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러시아를 억제하는 것"을 미국 안보 전략의 핵심 목표로 내세웠다. 미·중 전략 경쟁의 고도화를 예고한 것이다.
미국에 북한은 과연 전략적 가치가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이 긍정적이라면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부정적이라면 현상 유지를 선호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 북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등장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월터 러셀 미드 (Walter Russell Mead) 허드슨연구소 연구원은 2021년 4월5일 월스트리트저널에 칼럼 ‘데탕트가 북한에 대한 옵션일 수도 있다(Detente May Be an Option With North Korea)’를 발표했다. 그는 이미 2014년에 중국, 러시아 등이 기존 국제질서를 변경하려고 한다면서 새로운 지정학적 긴장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이 예측은 현실이 됐다.
그는 지난 30년간 미국의 북한 비핵화 정책은 실패했다고 진단한다. 한편 중국에 대한 북한의 높은 의존은 북한에도 매우 불리하므로 중국이 강해질수록 북한도 중국과 거리를 두고 싶어 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는 미국의 대외전략은 보다 현실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널드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을 통해 북한은 미국과 새로운 관계 수립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으므로, 바이든 정부는 북한이 중국 영향권에서 이탈하도록 함으로써 얻게 될 미국의 이익이 무엇인지를 숙고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동맹에 우호적인 세력균형을 이루기 위해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지속되면 미국은 신속히 북·미 관계의 방향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한미연합사 전 사령관 빈센트 브룩스와 전 부사령관 임호영은 2021년 7월29일 ‘포린 어페어스’에 에세이 ‘북한과 대타결(A Grand Bargain With North Korea)’을 발표한다. 한미가 북한에 대해 취했던 군사적 압박, 경제제재, 중국의 협조를 통한 비핵화 시도 등이 모두 유효하지 않았으므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동북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새로운 세력균형을 한미의 전략적 목표로 제시하며, 이를 위해 북한과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주장한다. 한미가 주도하는 질서의 구성원으로 북한을 받아들여야 하고, 이를 위해 북한이 원하는 경제부흥과 안전보장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 비핵화를 전제한다.
이들의 견해는 지금까지 미국이 취해 왔던 북한에 대한 봉쇄전략에서 180도 선회한 것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북한이 이에 응할까? 1972년 미국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 전격적으로 관계를 개선한다. 엄청난 지정학적 충격이었다. 중국은 북한과 미국의 적대관계 청산을 그런 맥락에서 본다. 그때의 소련이 지금의 중국인 것이다. 이를 저지하는 게 중국에는 이익이다. 북한은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하면 많은 경제적, 전략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중국도 했는데 북한도 못할 이유가 없다. 당연히 한국에도 이익이다. 바야흐로 국제정세가 날로 대립적이고 불확실해지는 요즘, 지정학적 상상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김동기 '지정학의 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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