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포르노' 미련 못버린 장경태 "캄보디아에 사람 보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집 방문과 관련해 ‘빈곤 포르노’, ‘조명 설치 등 사진 연출’ 의혹을 잇따라 제기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캄보디아 현지로 사람을 보내 사진 속 아동을 찾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여당은 공식 논평을 통해 ‘정치 저질화’라고 규정한 뒤 “캄보디아 환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한 분이 캄보디아 현지에 갔다”며 “(현지로 간 사람이) 민주당(사람)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그렇지만 어찌 됐건 가서 아동의 주거환경도 보고 좀 알고 싶어서 (대사관에 거주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만약 아동의 주소를 알려준다면 찾아가서 무엇을 확인하려는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구호활동을 영부인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하다못해 제가 두루마리 휴지라도, 구호물품이라도 보내드릴 수 있는데 최소한의 정보도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진실도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람을 보내는) 행동이 당 차원 지시냐’는 물음에 장 의원은 “개인적”이라며 “(캄보디아 아동의) 거주지를 알고 싶어 물었는데 현지 한국 대사관에서 안 알려주더라. 김건희 여사의 수행 인원과 소속, 촬영팀이 누구였나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장 의원은 ‘빈곤 포르노’, ‘조명 설치’ 의혹을 주장했다가 대통령실로부터 허위사실 유포와 김 여사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을 당했다.
與 “캄보디아 환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정치 저질화”
여당에선 장 의원을 향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공식 논평을 내고 “정말 이렇게까지 정치가 저질화돼야 하는가”라고 물으며 “안 그래도 힘든 분들이 장 위원의 말을 듣고 ‘두루마리 화장지를 선심 쓰듯 주는 이중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던 날들의 기억이 소환되면 어쩌나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는 약자를 전형적으로 낮추어 보고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장 의원은 커뮤니티 글 있지도 않은 외신으로 둔갑시키고, 김건희 여사가 조명을 사용했다는 가짜뉴스를 적극 유포했다”며 “장 의원이 캄보디아에 사람까지 보냈다면 이것이야말로 ‘외교상 결례’이자 캄보디아 환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평범한 국민들도 매월 몇만 원씩 구호단체를 통해 구호 활동하는 것을 국회의원이 그 방법을 몰라 특정 소년을 이렇게 집요하게 스토킹하며 구호하려고 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원내대변인은 또 “장 의원은 캄보디아 환아를 찾으러 사람까지 보냈다고 했는데, 공적 인력이나 비용을 투입했는지부터 밝혀야 한다”며 “본인의 형사사건 방어를 위해 국민 혈세를 낭비한 것이 아닌지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제발 이성을 찾길 바란다”며 “‘아동의 초상권, 이슈의 중심에 서게 만들고’ ‘아동 인권 침해와 외교 결례’를 하고 있는 당사자는 김건희 여사가 아니라, 바로 장 원 본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외신 분석’이라던 ‘조명 설치’가 거짓으로 드러났으면, 자신의 실수를 깔끔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면 될 일”이라며 “정치(政治)의 정(政) 안에는 바를 정(正)이 들어 있는데 제대로 바르게 정치하길 바란다. 무엇이든 삐딱하게 보려고 하면, 장 의원의 세상 자체가 삐딱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도 “조명 찾으러 캄보디아에 사람 보낼 정도로 한가하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윤지오나 찾으러 다니길 바란다”고 일침을 놨다.
한편 찌릉 보톰 랑사이 주한 캄보디아 대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공개된 코리아타임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빈곤 포르노’ 등 논란에 대해 “지나치게 정치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몸이 불편한 어린이들에 대한 김 여사의 지원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 김 여사의 친절함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찌릉 대사는 11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윤 대통령이 캄보디아에 방문했을 때 공항에 나가 영접하는 등 정상회의 준비를 진행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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