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안전운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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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벽 2시에 일어나 시멘트 화물 트럭을 몬다.
안전운임제는 과로, 과속, 과적 운행을 막고 교통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화물 노동자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해 주는 제도다.
매년 국토교통부 화물차 안전운임위원회에서 안전운송원가에 인건비, 유류비, 부품비 등 적정 이윤을 더해 결정한다.
이 제도가 올해 말 만료될 것을 우려한 화물연대는 지난 6월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의 차종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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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벽 2시에 일어나 시멘트 화물 트럭을 몬다. 저녁에 퇴근하니 하루 15시간쯤 일하는 셈이다. 운전하다 조는 건 물론 꿈도 꿔봤다. 앞에 있는 광고판이 살아서 움직이는 경험도 했다.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본부 홈페이지에 실린 한 노동자의 이야기다. 운송료가 낮을수록 위험 운행으로 내몰릴 개연성이 크다. 유류비, 차량 할부금 등 화물 운송에 필수적인 비용을 다 지출하고도 생계를 유지하려면 최대한 오래 일하고, 빨리 달리고, 한 번에 많이 실을 수밖에 없다. 안전운임제는 과로, 과속, 과적 운행을 막고 교통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화물 노동자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해 주는 제도다. 화물차 운전자의 최저임금 같은 것이다.
안전운임제는 2020년 3년 일몰제로 도입됐다. 매년 국토교통부 화물차 안전운임위원회에서 안전운송원가에 인건비, 유류비, 부품비 등 적정 이윤을 더해 결정한다. 이 제도가 올해 말 만료될 것을 우려한 화물연대는 지난 6월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의 차종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협상 끝에 파업이 끝났지만 후속 논의가 이행되지 않았다. 정부는 마땅히 했어야 할 조정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정치권은 정쟁으로 이 문제에 무관심했다. 노조가 또다시 파업을 예고하고 나서야 당정은 부랴부랴 일몰 시한을 3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파업의 핵심 쟁점 일부는 해결된 것이다. 그러나 화물연대는 이뿐 아니라 적용 대상 확대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컨테이너·시멘트 운송 차량에서 철강·자동차·위험물·곡물·택배 지간선 차량까지 넓히라는 주장이다.
노조는 24일 결국 우려했던 파업을 강행했고, 정부는 불법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을 강조했다. 파업 첫날, 광양항 부산항 평택항 등 주요 항만이 봉쇄됐다. 당장 시멘트와 철강업계가 타격을 받았다. 건설업계 자동차업계 등으로 여파가 미칠 것이다. 가뜩이나 엄중한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화물연대의 구호는 얼마나 국민 지지를 받을 것인가.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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