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 이전에 썼잖냐"…예비비 삭감놓고 여야 '공방'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여야가 2023년도 정부 예비비 삭감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예비비를 용산 대통령실 이전 등에 사용했다며 대폭 감액을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정부안 유지에서 물러서지 않으면서 심사는 보류됐다.
예결특위 예산소위는 이날 오후 기재부 등 소관 예산안을 심사했다. 기재부 측은 "내년도 예비비 5조2000억원은 금년도 최종 예비비보다 3000억원이 감소된 수준"이라며 "일반예비비는 1조8000억원의 금년 수준으로 반영됐고 목적예비비가 3조4000억원인데, 코로나 신종 변이 발생과 재해대책 평균 소요,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상황의 법적 의무지출을 감안했을 때 필요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예비비는 취지 자체가 사전 예측이 어려운 집행소요에 정부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건데, 예를 들어 정부가 대통령실 용산 이전 비용으로 대규모 예비비를 제출하고 이러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불확실성으로 예비비를 증액하는 것도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최대 2조2000억원 감액을 주장했다.
이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의무지출에 준하는 경우에 사용 가능한 목적예비비 편성이 더 많이 는 것"이라며 "지금 용산 이전을 말씀하셨는데, 예비비를 3일 만에 편성해서 영부인께서 인도에 다녀오시지 않았나. 그런 사례가 없도록 의무지출에 사용 가능한 목적예비비를 늘려서 여러 위기에 대응하는 게 맞다"고 김정숙 여사 사례를 들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도 "일반예비비는 2022년도와 동일한 수준이고, 이건 대통령 지시로 전혀 쓸 수 없는 것"이라며 "금년에는 특별히 정권교체기에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는데 인수인계를 원활히 지원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예비비 지출 승인을 해주신 거지, 예정된 사업에서는 찾아쓸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보탰다.
기재부 측은 "고환율에 따른 추가적 한시적 소요도 있을 수 있고, 고금리 지속에 따라 추가적 소요도 있을 수 있고 기후변화나 재난 부분이 굉장히 대형·상시화되고 있다"며 "일반예비비 1조8000억원은 일반 회계의 0.4%로 과도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원안 유지를 호소했다.
민주당과 정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우원식 위원장은 예비비 예산안을 보류했다.
한편, 여야는 또 서울중앙지검·고검 청사 별관 신축 예산안 861억원을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기재부는 "2020년 국회 심의를 거쳐서 2021년 예산부터 반영된 사업"이라며 "1139억원에서 278억원을 감축한 규모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부장검사 아래 직원들이 쓰는 별관 증축"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 업무가 오히려 늘었고, 검찰청사가 오랫동안 과포화 상태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원안 유지를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검사장의 공간이 다른 차관급 일반직 공무원에 비해 과도한 차이가 있고, 설계 기준을 보고 감액할 여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반대했다.
우원식 위원장은 "지금 설계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국회에서도 문제 제기가 아주 심각하게 된 적도 있고, 한 번 살펴보고 하는 게 좋겠다"며 보류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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