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세터 김명관, 현대캐피탈 3연패 끊었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연패에서 벗어났다. 돌아온 주전 세터 김명관이 빛났다.
현대캐피탈은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0(25-20, 25-19, 25-20)으로 이겼다. 까메호 오레올이 16점, 허수봉이 15점을 올렸다. 박상하는 블로킹 5개를 잡아냈다.
최근 3연패를 당했던 현대캐피탈은 보름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5승 4패(승점 16)가 된 현대캐피탈은 OK금융그룹(5승 4패·승점 15)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우리카드는 4승 4패(승점 10)로 5위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의 관심은 우리카드 리버맨 아가메즈에게 쏠렸다. 2013년부터 2시즌 동안 현대캐피탈에서 뛴 아가메즈는 2018~19시즌 우리카드에서 활약했다. 성격이 다혈질이지만 신영철 감독이 잘 달랬고, 창단 첫 봄 배구 진출에 기여했다.
그러나 다음 시즌을 앞두고 허리 통증 때문에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신 감독과 다소 충돌하기도 했다. 하지만 레오 안드리치가 무릎 부상을 입으면서 우리카드는 아랍에미리트 리그에서 뛰던 아가메즈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레오 교체 전에)아가메즈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나갈 때 불만을 표시해 미안하다고 했지만, 나는 그런 걸 신경쓰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터 황승빈에게 아가메즈가 좋아하는 구질에 대해 설명을 했다. 잘 맞춰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UAE 리그에서 뛰는 영상들을 봤다"고 말했다.
1세트에선 아가메즈의 위력이 100% 드러나지 않았다. 첫 공격이 블로킹당하는 등 기대했던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6득점을 올렸으나 공격 효율은 18.2%에 그쳤다. 나경복도 3득점에 머물렀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오레올 까메호가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박상하도 무려 4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면서 1세트를 따냈다.
진짜 주인공은 장신 세터 김명관이었다. 김명관은 올 시즌 처음 선발로 나섰다. 지난 시즌 주전으로 활약했던 김명관은 올해 8경기에서 교체로만 뛰었다. 개막 전 입은 부상 영향이 있었다.
2세트는 중반까지 접전이 펼쳐졌다. 나경복과 아가메즈의 공격 성공률이 좋아지면서 대등한 경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결정적일 때 현대캐피탈의 서브가 터졌다. 원포인트 서버 이시우와 허수봉이 강서브로 우리카드를 흔들었다. 서브와 블로킹으로 연속득점을 올리면서 현대캐피탈은 2세트까지 따냈다. 김명관은 기가 막힌 팬케이크 수비와 유효 블로킹으로 힘을 실었다.
기세를 탄 현대캐피탈은 3세트에서도 리드를 꾸준히 지키면서 승점 3점을 따냈다. 우리카드는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고, 블로킹과 수비에서도 완벽하게 압도당하고 말았다. 최태웅 감독은 이원중을 투입하지 않고, 김명관을 끝까지 코트에 세웠다. 아가메즈는 13득점을 올렸으나 공격성공률 35.5%에 그쳤다.
최태웅 감독은 "3연패 했을 때와 다른 분위기로 경기를 시작했다.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이번 시즌은 연패하는 팀도, 연승하는 팀도 계속 생길 것 같다.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분위기 전환을 어떻게 빨리 하느냐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기본기 쪽에서 잘 나온 경기였다. 수비가 강화되니까 김명관이 안정된 토스를 할 수 있었다. 전반적인 흐름이 기본기에서 안정됐다. 제가 원하는 배구가 나왔다"고 말했다.
최태웅 감독은 "우리 팀을 전반적으로 봤을 때 세터들이 부담을 가질 수 있다. 김명관, 이원중, 이현승도 마찬가지다. 본인들이 주눅들지 않고, 최대한 맞추면서 경기를 즐길 수 있으면 상부상조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신영철 감독은 "상대가 잘 했고, 우리는 우리 배구를 하지 못했다. 서브 리시브가 상대에게 떨어졌다. 연결, 블로킹도 안 좋았다"고 말했다. 아가메즈에 대해선 "괜찮았다. 세터가 얼마나 아가메즈가 좋아하는 공을 주느냐가 중요하다. 선수들이 맡은 역할을 했을 때, 아가메즈를 이용한 플레이가 더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이날 3세트에 교체 투입된 신인 한태준에 대해선 "주로 B코트에서 연습했다. 오늘 경기 흐름이 끌려가 변화를 주고 싶었고, 태준이에게 어떤 연습이 필요할지 테스트도 겸했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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