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외에 가장 오래 해온 일 ‘요가’… 신경숙 15년 만의 에세이집

임세정 입력 2022. 11. 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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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체력을 잃고 난 뒤에 자주 심각해지고 좌절에 빠지고 작은 일에도 화를 내고 물건을 사납게 내려놓고 문을 쾅쾅 닫고 기다림에 인색해졌다. 마구 날뛰는 말 한 마리가 심장 부근에 살고 있다가 어딘가로 내달리는 느낌이었다. 그래 놓고 내가 왜 이러나 싶어 자책하곤 했는데 요가를 시작하고는 그게 사라졌다."

신경숙은 매일 새벽 세 시에 일어나 오전 아홉 시까지 글을 쓴 뒤 요가원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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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요가 다녀왔습니다
신경숙 지음
달, 208쪽, 1만4800원


“나는 체력을 잃고 난 뒤에 자주 심각해지고 좌절에 빠지고 작은 일에도 화를 내고 물건을 사납게 내려놓고 문을 쾅쾅 닫고 기다림에 인색해졌다. 마구 날뛰는 말 한 마리가 심장 부근에 살고 있다가 어딘가로 내달리는 느낌이었다. 그래 놓고 내가 왜 이러나 싶어 자책하곤 했는데 요가를 시작하고는 그게 사라졌다.”

소설가 신경숙(59)이 15년 만에 새 에세이집을 냈다. 요가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이야기다.

긴 시간 앉아서 글을 써야 하는 작가들은 저마다 건강법을 가지고 있다. 틈만 나면 걷는다는 작가가 있고,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매일 달리거나 수영을 하는 작가도 있다. 마흔이 넘어 몸이 예전같지 않고, 기력이 없어진 몸이 글쓰기를 위협할 때 신경숙은 요가를 만났다. 신경숙은 자신이 글쓰기 외에 가장 오랫동안 해온 일이 요가라고 말했다.

이 책은 소설 ‘리진’이 미국에서 출판돼 작가가 뉴욕을 방문했을 때 경험한 요가원 낭독회에서 시작됐다. 잔뜩 긴장한 채로 방문했던 요가원에서 낭독회를 마친 신경숙은 정신이 맑아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요가의 힘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그동안 요가에 대한 글을 한 번도 쓰지 않았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그 후로 한 편씩 요가 에세이를 써나갔다.

신경숙은 매일 새벽 세 시에 일어나 오전 아홉 시까지 글을 쓴 뒤 요가원으로 향한다. 에세이에는 요가와 함께하는 그의 일상, 요가원에서 만난 이웃들의 이야기도 담겼다. 그간 몸을 쓰기만 하고 충분히 돌봐주지 않았던 것에 대한 반성, 요가를 통해 알게 된 삶의 자세에 대해서도 전한다.

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신경숙은 198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 ‘겨울 우화’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겨울우화’ ‘풍금이 있던 자리’ ‘오래전 집을 떠날 때’, 장편소설 ‘외딴방’ ‘엄마를 부탁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등을 펴냈다.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을 비롯해 41개국에 번역 출판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작품들이 영미권과 유럽, 아시아에 소개됐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받았다. ‘외딴방’은 프랑스에서 비평가와 문학기자가 선정하는 리나페르쉬 상을, ‘엄마를 부탁해’는 한국문학 최초로 맨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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