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혁신’의 길 달려 온 구광모…LG '안정 속 미래 설계'

박영국 2022. 11. 2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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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석용 LG생건 부회장 제외 주력 계열사 CEO 대부분 유지
불확실성 속 베테랑 경영진 재신임…미래 준비 가속화
구광모 회장이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LG

2018년 회장 취임 이후 4년간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며 ‘변화와 혁신’의 길을 달려온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5년차인 2023년 인사에서는 조직 안정화를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주요 계열사 경영진의 진용을 구축했다.


특히 취임 초기부터 자신을 보좌해 온 3명의 부회장들은 물론, 실적이 다소 부진했던 계열사 CEO까지 재신임하며 믿음의 리더십을 보여줬다.


LG그룹 계열사들이 23~24일 차례로 발표한 2023년 임원인사 결과 지주·배터리·화학·유통을 이끌던 4명의 부회장 중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을 제외한 3명은 모두 기존 자리를 지켰다. 사장급인 다른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 역시 자리에는 변동이 없었다.


LG그룹 측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사업 경험이 풍부한 CEO를 대부분 재신임하는 한편, 미래 준비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권봉석 (주)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그동안 4대그룹 총수 중 가장 젊은 구광모 회장을 보좌하며 ‘안정적 변화’를 가능케 한 공신들로 꼽힌다.


왼쪽부터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권봉석 (주)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LG

권영수 부회장은 구 회장 취임 후 지주사 COO로 사업 재편의 핵심 조언자 역할을 한 데 이어 LG화학의 배터리사업 분할 이후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떠오른 LG에너지솔루션을 이끌며 글로벌 배터리 영토전쟁에서 선봉을 맡았다. 올해는 최대 매출 달성에 성공하는 등 빛나는 성과도 올리고 있다.


구광모 체제 초기 LG전자 CEO를 맡았던 권봉석 부회장은 LG그룹의 대표적인 전략 기획통으로 꼽힌다. LG전자 시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세계 1등으로 키우며 LG전자가 TV 분야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고, 장기 적자에 시달리던 휴대폰 사업 철수라는 어려운 역할을 떠맡기도 했다. 지난해 지주사 COO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구 회장을 도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 준비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신학철 부회장은 구 회장의 대표적인 ‘인재등용 성공사례’로 꼽힌다. ‘순혈 LG맨’이 아닌, 외국기업 3M 출신인 신 부회장은 2018년 6월 구 회장 취임 5개월 뒤인 11월 LG화학에 영입됐다.


이후 그룹 총수 교체기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라는 혼란 속에서 LG화학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SK온과의 배터리 특허 분쟁 등 여러 난제들을 성공적으로 풀어나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의 역할은 앞으로도 막중하다. 권봉석 부회장은 구 회장이 그룹 미래 포트폴리오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 조언자 역할을, 권영수 부회장은 전기차 업체들과의 제휴 및 신규 설비 투자를 통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를, 신학철 부회장은 LG화학의 친환경 분야로의 사업 재편과 배터리 소재 사업 고도화를 담당한다.


이번 인사에서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4명의 회장 중 유일하게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는 2005년 LG생활건강 CEO로 취임한 이후 18년째 LG생활건강을 이끌며 좋은 성과를 냈으나 내년에 70대에 접어드는 나이를 감안해 후배에게 자리를 내주고 용퇴했다.


왼쪽부터 류재철 LG전자 신임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신임 사장, 차동석 LG화학 신임 사장,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사장. ⓒLG

사장급 인사에서는 ‘성과주의’와 ‘미래 설계’ 인사 기조가 두루 반영됐다.


LG전자의 경우 기존 조주완 사장이 CEO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류재철 H&A사업본부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가전 명가’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됐다. 류 사장은 지난해부터 H&A사업본부장을 맡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생활가전 세계 1위’를 달성하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LG화학에서는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해 신학철 부회장을 보좌한다. 2019년 9월 LG화학 CFO를 맡은 차 사장은 다양한 사업 인수‧합병‧분할 과정에서 재무적 과제들을 해결하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2020년에는 배터리사업부문을 떼 내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할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았고, 그해 5월에는 CRO까지 겸직하며 대내외 경영환경 리스크에 대응하는 역할까지 담당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 권영수 부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할 이는 배터리 R&D 전문가인 김동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이다.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R&D, 생산, 상품기획 등 배터리 사업 전반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가진 그는 2020년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아 주요 고객 수주 증대 및 합작법인 추진 등을 통해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또, 생산 공법 혁신,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으로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한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권 부회장과 전문경영인-배터리 전문가의 좋은 궁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LG생활건강에서 차석용 부회장이 빠진 빈자리는 이정애 코카콜라음료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채운다. 그는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등 LG생활건강의 주요 사업을 두루 경험하며 핵심 브랜드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으로 LG생활건강 CEO로 보임해 화장품 사업의 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사업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밖에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과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들도 자리를 지켰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패널 수요 하락으로 실적이 악화됐으나 그간 ‘재무·전략통’으로 꼽혀왔던 정호영 사장의 행보와 능력을 높이 사면서 회사 정상화 역할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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