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40도 한파에 콧물 흘리며 예배드려 봤나요…”

이현성 입력 2022. 11. 24. 18:33 수정 2022. 11. 2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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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30주년 맞은 몽골 첫 ‘한인’교회 이상수 목사 단독 인터뷰
“한인 뿐만 아니라 현지인과 다문화 가정도 돌봐”
울란바타르 한인교회 1~4대 담임목사 부부가 30주년 감사예배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맨 오른쪽이 현재 울란바타르 한인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이상수 목사. 울란바타르 한인교회 제공

몽골 최초의 한인교회인 울란바타르 한인교회(이상수 목사)가 서른 살을 맞았다. 지난 20일 열린 창립 30주년 기념에서는 초대 담임이었던 안교성 목사부터 현재 담임인 이상수 목사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친 역대 담임목사가 한 자리에 모였다. 주몽골한국대사관, 몽골한인회, 몽골상공인회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울란바타르 한인교회가 30년간 걸어온 길은 평탄하지 않았다. 개척 당시 울란바타르 한인교회 목회를 맡겠다고 나서는 이는 없었다.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선교가 아니라 해외에서 한인을 섬기는 사역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런 울란바타르 한인교회에 헌신한 네 명의 목사가 있다. 초대 담임인 안교성 목사를 시작으로 2000년 7월 부임한 안광표 목사, 2016년 10월 바통을 이어받은 김봉춘 목사에 이어 현재 이상수 목사가 2020년 1월부터 시무하고 있다. 울란바타르 한인교회는 몽골 선교사 자녀인 악동뮤지션 멤버(이찬혁·이수현)가 다녔던 교회로도 유명하다. 올해 서른 살이 된 울란바타르 한인교회의 어떤 모습일까. 담임인 이 목사를 전화와 SNS로 만났다. 다음은 이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

이상수 울란바타르 한인교회 목사가 온라인 새벽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울란바타르 한인교회 유튜브 채널에는 24일 기준 659번째 새벽기도회 영상이 올라와 있다. 울란바타르한인교회 유튜브 영상 캡처

-울란바타르 한인교회 담임목사를 맡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울란바타르 한인교회로부터 청빙을 받았다. 그 당시 이 교회는 전임 목사가 사임하고 1년 가까이 목회자가 없는 상황이었다. 2015년부터 이듬해까지 이 교회 협동 목사로 학생부와 청년부를 섬겼다. 그때의 기억과 추억이 너무 좋았다. 영하 30도의 날씨에도 따뜻했던 새벽기도회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하나님께서 마음을 부어주셔서 이곳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됐다.”

-2020년 1월 부임 직후 코로나19가 확산됐을 시기인데.
“부임과 동시에 코로나로 예배가 막혔다. 몽골 정부는 대면 예배를 불허한다고 공식 통보했다. 첫 예배를 온라인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러시아 막사를 리모델링한 교회는 인터넷 통신이 원활하지 않았다. 별수 없이 스마트폰 테더링을 활용해 온라인 예배를 드렸다. 교회는 난방 시설도 엉망이었다. 바깥이 영하 40도였는데, 한 시간 동안 예배를 드리고 나면 손발이 얼고 콧물도 났다.”

-코로나 확산에 어떤 식으로 목회 활로를 모색했나.
“유튜브를 적극 활용했다. 일례로 새벽기도회를 원하는 성도들에게 새벽기도 영상을 제공했다. 창세기부터 통독을 시작했는데 어느덧 시편까지 660회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한참 코로나가 심각했을 때는 코로나 극복 희망 메시지 카드를 만들어 공유했다. 큰 힘이 됐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오기도 했다.”

울란바타르 한인교회 선교부가 지난 10월 27일 바양델게르 교회에 방문해 겨울 나기 월동준비를 마치고 다과 시간을 가졌다. 이날 울란바타르 한인교회는 석탄 4t, 난로, 특별 헌금 전달하고 교회 천막을 수리했다. 울란바타르 한인교회 제공

몽골에 첫 한인교회가 세워진 시점은 공산주의 체제였던 몽골이 개방된 직후인 1992년이다. 한국 선교사들이 몽골행 티켓을 끊은 시점도 이때부터다. 그런데 선교사들이 몽골 땅을 밟을 때 이단·사이비 단체도 몽골에 덩달아 들어왔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에서 규정한 주요 이단·사이비 단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몽골 내 이단의 세력 확장을 얼마나 실감하는가.
“몽골에 들어오는 이단·사이비들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1990년대 초반에는 몰몬교와 통일교 등이 몽골에 들어왔다. 최근에는 구원파와 신천지 등이 교세를 확장하고 있다. 구원파는 젊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포교하고 있는 한편 신천지는 현지인 교회에 침입해 소속을 속인 채 포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울란바타르 한인교회는 이단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이단·사이비 단체가 한인 사회에 비집고 들어오기란 쉽지 않다. 교류할 인원이 한정된 한인사회에서 이단 활동을 하는 신자는 쉽게 발각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현지인이 다니는 교회가 비상이다. 울란바타르 교회는 이단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예방 교육과 함께 이단 관련 포스터를 배포하고 있다.”

-교회의 사역 범위가 궁금하다.
“울란바타르 한인교회는 한인 뿐만 아니라 몽골 현지인을 대상으로도 사역하고 있다. 교회에 다문화 가정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한인만이 아니라 이들도 잘 돌보는 교회가 되길 원한다. 아울러 울린바타르 한인교회에서 2014년에 개척한 교회가 있다. 이 교회의 몽골인 목회자들은 사례도 없이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현지인 목사에게 사례금을 지원하고 예배당도 건축할 계획이다.”

울린바타르 한인교회에서 2014년에 개척한 바양델게르 교회 내부. 울란바타르 한인교회 제공

-한국교회 성도들과 나누고 싶은 기도 제목이 있나.
“울란바타르 한인교회는 민족과 이념을 넘어 주님 오시는 날까지 소명을 다하고자 한다. 특별히 교회 설립 30주년을 맞아 새롭게 선교적·복음적 각오를 다진다. 한인과 몽골인 모두 적극적으로 섬기겠다. 주님 오시는 날까지 소명에 충성하는 교회가 되길 기도해 달라.”

이현성 인턴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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