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아까운 밤이 간다

입력 2022. 11. 2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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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아, 옛날에 명랑이랑
말을 꺼내다 울컥
창밖엔 북풍이 윙윙거리고
제니를 물어뜯으러 달려가는 보꼬를 붙잡아
목덜미를 턱으로 내리누르고
난롯가에 엎드려서
앙알대는 보꼬를 다독거리며
복아, 옛날에 명랑이랑
(란아랑 오순도순 난롯가에 퍼질러 누워서 우리 좋았잖아)
말 꺼내다 울컥
(그러니까 복아, 제니랑도 그렇게)

이 밤도 가겠지
이 밤도 그립겠지

-황인숙 시집 ‘내 삶의 예쁜 종아리’ 중

황인숙은 고양이에 대한 시를 자주 선보여 왔다. 이 시는 “창밖엔 북풍이 윙윙거리”는 겨울 밤, 시인이 ‘보꼬’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와 난롯가에 엎드려 죽은 고양이를 추억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시인과 시인의 가족인 고양이와, 둘 모두의 친구였던 죽은 고양이가 난롯가에 모여 그들이 함께 했던 시간을 이야기하는 이 밤의 장면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이 밤도 가겠지/ 이 밤도 그립겠지”라는 마지막 구절은 지나간 것들을 그리움으로 물들이는 후렴구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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