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설계' 나선 구광모…LG그룹, 배터리‧전장‧첨단소재 승진 집중

박영국 2022. 11. 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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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총 160명 승진…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 이끌 핵심사업 승진 폭 확대
신규 임원 92% 70년 이후 출생, 최연소 임원 83년생
미래 준비의 근간이 되는 R&D 및 고객가치 분야 인재 꾸준히 확대
구광모 회장이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5년차를 맞는 2023년을 앞두고 그룹의 ‘미래 설계’에 방점을 찍은 용병술을 선보였다.


LG는 23일과 24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2023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전체 승진 규모는 160명으로 지난해(179명)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불투명한 경영환경 속에서 임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엔 부족하지 않은 규모의 인사라는 평가다.


LG 측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내년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내외 환경이 매해 급변하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5년, 10년 뒤를 내다보는 미래 준비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해 임원인사 역시 일관성 있게 ‘미래 설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연구개발, 고객경험은 물론 생산, 구매, SCM, 품질‧안전환경 등 분야를 망라해 철저히 미래 경쟁력 관점에서 인재를 선발했다.


특히, 신규 임원(상무) 선임은 114명이었으며, 이 중 미래 준비의 근간이 되는 연구개발(SW 포함) 분야의 신규 임원이 27%에 해당하는 31명에 달했다. 또 1970년 이후 출생 신규 임원이 105명으로 전체의 92%를 차지했다.


앞서 구광모 회장은 최근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회에서 “사업의 미래 모습과 목표를 명확히 해 미래 준비의 실행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필요한 인재 발굴, 육성 등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사는 이같은 방향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게 LG 측의 설명이다.

배터리‧전장‧첨단소재 승진자 대거 배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LG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를 이끌 배터리, 전장, 첨단소재 등 핵심사업에서 승진자가 대거 배출됐다는 점이다.


글로벌 각축전이 심화되는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우고 있는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 최근 흑자를 내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LG전자 전장(VS)사업본부가 대표적이다. 세계 1위를 달리는 LG전자 가전사업에서도 인재를 선발했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LG이노텍과 LG CNS 등에서는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차세대 리더를 적극 발탁했다.


LG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사업 경험이 풍부한 CEO를 대부분 재신임하는 한편, 미래 준비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2005년 LG생활건강 CEO로 취임한 이후 18년째 LG생활건강을 이끌었던 차석용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성장 기록(매출 9배, 영업이익 22배 이상 성장)을 세웠으며, 화장품‧생활용품‧음료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국내 기반에서 중국‧미국 등으로 해외 시장을 확대한 성과를 이루고 후임 이정애 CEO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아름다운 용퇴’를 하게 됐다.


미래 준비를 이끌 차세대 리더 발탁에 초점을 맞춘 인사 방향성도 지난해에 이어 유지됐다.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전체 승진자 가운데 70% 이상을 신규 임원으로 채우며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젊고 추진력 있는 인재들을 늘리고 있다.


이는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관성에서 벗어나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고 조직에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번 신규 임원 중 92%가 1970년 이후 출생자이며, 최연소 임원은 1983년생인 LG전자 우정훈 수석전문위원(상무, 39세)이다.


우정훈 수석전문위원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하며 데이터 플랫폼 구축, 스마트 가전 및 ThinQ 앱의 성능 향상 등에 기여해 발탁 승진했다.


LG는 이번 연말 인사와는 별도로 올해도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19명의 외부 인재를 지속적으로 영입해 기존 조직에 새로운 시각을 접목할 수 있도록 했다.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영입한 외부 인재는 총 86명에 달한다.


주요 영입 사례로는 ▲AI/빅데이터 분야의 LG전자 CTO AIX실장 한은정 상무(전 아마존 Science Manager), LG에너지솔루션 프로세스AI담당 김영훈 상무(전 아마존 Science Manager), LG CNS D&A사업부 수석전문위원 정윤호 상무(전 파인트리파트너스 컨설팅 본부장) ▲플랫폼 분야의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장 정기현 부사장(전 메타(Facebook) 한국 대표), LG전자 HE플랫폼사업담당 조병하 전무(전 하만 인터내셔널 에코시스템 사업총괄) ▲바이오 분야의 LG화학 생명과학 신사업기획담당 노지혜 상무(전 휴젤 전무) 등이 있다.

R&D 및 고객가치 분야 인재 꾸준히 확대

LG는 미래 준비를 위해 신기술 개발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분야 인재도 중용하며 기술 리더십 확보에 나섰다.


연구개발(SW 포함) 분야에서 신규 임원은 31명이며, 이번 인사를 포함해 그룹 내 전체 임원 가운데 연구개발 분야 임원도 역대 최대 규모인 196명으로 늘었다.


LG는 우수한 기술 인력을 중용하며 연구개발 역량을 키워 첨단 기술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선행기술 개발과 개방형 혁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LG는 구광모 대표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고객가치’를 구체화할 수 있는 인재도 꾸준히 기용하고, 관련 조직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CX(고객경험)센터, LG디스플레이는 중형CX그룹 및 대형 솔루션 CX그룹 등을 신설했다.


LG는 고객 최접점인 CS(고객서비스) 분야에서 미국, 멕시코, 인도 등 해외 현지 고객의 페인포인트 해결에 앞장서 온 LG전자 장태진 상무를 발탁했음. CS 분야 임원 수는 2018년 3명에서 이번 승진자를 포함해 총 8명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LG는 고객가치 실천을 위한 사업 기본기인 품질과 안전환경의 중요성을 반영해,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재 11명을 중용했다.


실력과 전문성 갖춘 여성 인재를 중용해 다양성을 강화하는 기조도 유지했다. LG는 이번 인사를 통해 2명의 여성 CEO를 선임했다. 코카콜라음료 이정애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며 LG생활건강의 CEO를 맡았다. 지투알 박애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CEO에 선임됐다. 특히 4대 그룹 상장사 중 오너 일가를 제외한 여성 전문경영인 CEO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LG는 미래 준비를 위해서는 성별, 나이, 국적에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하는 정책에 따라 실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여성 임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성 임원은 구광모 대표가 취임했던 지난 2018년 29명에서 이번 인사를 통해 총 64명으로 늘어나며 2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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