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의 첫 이별이 버거운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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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떠나 보낸 이들에게 물었더니, 대부분 반려동물의 죽음을 직면하지 못한 채로 시간을 보내고, 그렇게 이별을 경험했다.
반려동물과의 첫 이별이 힘든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간단히 소개한다.
언젠가 무지개다리 너머에서 만날 때 반려동물이 마중 나와있을 것이라는 말처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이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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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 해리의 장례식 사진 장례식장에서 제공해준 사진이다. |
ⓒ 이유민 |
너와의 이별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건강했던 내 반려견이 갑자기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간병은 어떻게 하는 것이며, 입원부터 장례식까지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처음이어서 더 낯설고, 절망스러웠고, 괴로웠다. 해리의 유골을 들고 집에 온 날, 나는 내 방에 들어가지 못했다. 나의 침대 위 이불에서 해리의 냄새가 났고, 책상에는 해리 간식이 있었다.
13년동안 같이 지내던 반려견이 떠난 슬픔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나는 하루에 밥 한 끼를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심한 우울증이 찾아왔고, 5일만에 몸무게가 6kg가 빠졌다.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 가족처럼 사랑했던 반려동물이 죽은 후 상실감과 우울감이 생기는 증상이다. 상세한 증상으로는 반려동물을 좀 더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 반려동물의 죽음 자체에 대한 부정, 죽음의 원인(질병 또는 사고)에 대한 분노∙슬픔에서 비롯된 우울증 등이 뒤섞여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이 죽으면 그 주인은 평균적으로 10개월 정도 슬픔을 경험하며, 1년 정도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심하면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물론 자살까지 생각한다는 보고도 있다. 또, 주인 중 90퍼센트는 반려동물이 죽은 후에 수면 장애와 섭식 장애를 일으킨다고 한다.
"제가 초코 이야기를 하면, 가족들이 다 슬퍼하니까 초코에 대해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어요. 그냥 그렇게 잊어버린 거 같아요" (25세 K씨)
"강아지가 곁을 떠나고, 계속 일만 한 것 같아요. 바쁘게 살면 덜 슬프니까. 그런데 나중에 더 큰 슬픔이 찾아오더라고요." (43세 L씨)
"제가 너무 슬퍼하니까, 개 하나에 유난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너무 상처가 됐어요. 그래서 더욱 주변에 말을 못하고 혼자 삭힌 것 같아요." (32세 H씨)
반려동물을 떠나 보낸 이들에게 물었더니, 대부분 반려동물의 죽음을 직면하지 못한 채로 시간을 보내고, 그렇게 이별을 경험했다. 하지만 <개를 잃다>의 저자 엘리 H.라딩어에 따르면 우리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애도해야 한다고 한다.
▲ 책 <개를 잃다>의 표지 |
ⓒ 한뼘책방 |
비록 나는 해리를 보낸 이후에 이 책을 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위로를 받았다. 다음은 작가가 추천하는 특별한 추모의식이다. 반려동물과의 첫 이별이 힘든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간단히 소개한다.
(2) 죽은 반려견에게 보내는 편지 : 여러분의 반려견에게 편지를 쓰라. 얼마나 사랑했는지, 함께한 시간들이 얼마나 좋았는지 한 번 더 이야기 하면서 아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3) 반려견의 일대기 : 반려견이 어떻게 우리 곁에 왔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 일대기를 쓰는 것은 반려견을 아주 특별하고 지속적으로 추억하는 방법이다.
"만일 커다란 상실감을 겪는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우리가 삶으로부터 그만큼 크나큰 축복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점에 감사해야 마땅하다." <개를 잃다> 중에서
우리는 우리의 반려동물에게 누구에게도 받을 수 없는 것들을 받았고, 짧았지만 함께 순간들을 살았다. 언젠가 무지개다리 너머에서 만날 때 반려동물이 마중 나와있을 것이라는 말처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이별해야 한다.
▲ 자체 제작한 강아지 관련 일러스트 |
ⓒ 이유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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