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경에 이주민 폭증 … 주민들, 문 열고 숙소 제공

김성욱 2022. 11. 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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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국경 도시 마타모로스의 주민들이 한파 속 피난처 없이 발 묶여 있는 이주민들을 받아들였다.

23일(현지시간) EFE 통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와 국경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주 마타모로스에는 미국으로 이주하려는 중남미 이주민들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다른 지역 주민들도 낮에는 이주민들이 모이는 지역으로 가서 겨울옷과 신발 등을 나눠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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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타모로스 주민, 한파 속 발 묶인 난민, 망명 신청자 등 도와
미국 세관국경보호국, 미국행 원하는 이주민 기록적 수준
지난 13일(현지시간) 멕시코 산 페드로 타파나테펙 인근에서 이민자들이 미국 국경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성욱 기자] 멕시코 국경 도시 마타모로스의 주민들이 한파 속 피난처 없이 발 묶여 있는 이주민들을 받아들였다.

23일(현지시간) EFE 통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와 국경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주 마타모로스에는 미국으로 이주하려는 중남미 이주민들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아이티 출신 난민이나 망명 신청자들이 다수이며, 아이를 포함한 가족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리오브라보 강변 야영지에서 미국의 입국 허가를 기다리며 천막으로 하늘만 가린 채 생활하고 있다.

파마울리파스주 북부의 아침 기온은 7도가량으로 떨어지며 비와 강풍으로 체감온도는 훨씬 낮다. 그러나 이주민들은 보호소 과밀로 적절한 옷을 입지 못한 채 비를 맞으며 관공서 밖에서 하릴없이 대기해야 했다. 이 지역 주민인 오펠리아 페레스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 약 20명을 위해 자신의 집 문을 열어주었다. 페레스는 "그들에게 어떤 것도 청구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주거지 공간 일부를 내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지역 주민들도 낮에는 이주민들이 모이는 지역으로 가서 겨울옷과 신발 등을 나눠주고 있다. 또 악천후로부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당에 텐트를 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 출신의 이민자 안토니 헤라르도 곤살레스는 "어느 날 우리가 잠잘 곳이 없을 때 (주민이) 우리를 발견하고 숙소를 제공했다"며 "지금까지 누구도 그랬던 적 없던 일이며 무척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이 같은 선행 이전에는 일부 이주민이 숙소를 요구하는 집단 행동을 벌여 주 방위군에 의해 해산되는 일이 있기도 했다. 이주민 약 150명은 최근 72시간가량 대피소에 들어가지 못하고 외부에 머물다 이민센터에 침입해 숙소를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미국으로 건너가기를 기다리는 이민자의 수는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CBP는 올해 약 276만명의 불법 이민자를 구금했는데, 그중 85%가 멕시코와의 남쪽 국경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BP 측은 "이민자 폭증으로 대피소와 가용 물자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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