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금리 여전히 高高高… 제2 금융권 ‘유동성 위기’ 경고음

김진욱 2022. 11. 2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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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50조원+α' 규모의 채권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은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회사채 금리는 여전히 고공 행진하고 있다.

자금 조달 여력이 없는 중소형 증권·캐피털사는 채권을 차환 발행할 때 높은 이자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강원도가 신용 보강한 레고랜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최종 부도 처리된 지난달 5일(1.597% 포인트)은 물론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 가동을 시작한 같은 달 24일(1.918% 포인트)보다도 차이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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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정부가 ‘50조원+α’ 규모의 채권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은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회사채 금리는 여전히 고공 행진하고 있다. 자금 조달 여력이 없는 중소형 증권·캐피털사는 채권을 차환 발행할 때 높은 이자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제2 금융권에서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3년물 국고채와 신용 AA-등급 3년물 무보증 비은행 금융기관채 간 금리 차이(신용 스프레드)는 2.396% 포인트로 집계됐다. 강원도가 신용 보강한 레고랜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최종 부도 처리된 지난달 5일(1.597% 포인트)은 물론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 가동을 시작한 같은 달 24일(1.918% 포인트)보다도 차이가 커졌다.

일반 회사채도 비슷한 상황이다. 23일 AA-등급 3년물 무보증 공모 회사채 금리는 5.558%로 3년물 국고채보다 1.701% 포인트 높았다. 세계 금융 위기 때인 2009년 4월 28일(1.593% 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정부 채권 시장 안정 대책이 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지난달 24일 4.316%에서 지난 23일 3.857%로 안정세를 찾아가는 반면 이 기간 AA-등급 3년물 무보증 비은행 금융기관채 금리는 6.234%에서 6.253%로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5.641%였던 AA-등급 3년물 무보증 공모 회사채 금리는 0.083% 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는 PF ABCP를 차환 발행해야 하는 증권업계 부담으로 이어진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PF ABCP는 10조7000억원, 내달은 9조8000억원, 내년 1월은 10조8000억원어치다. 30개월 새 30조원어치가 넘는 PF ABCP가 차환 발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 상위 10개사의 경우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순자본비율이 1000%를 웃돌아 상황이 양호하지만 중소형사 상당수는 500%를 밑돌아 비교적 취약하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부동산 PF에 기댔던 중소형 증권사는 수익성이 크게 나빠지면서 자금이 경색될 수 있다. 증권업계는 ABCP 등 단기 금융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호흡이 긴 부동산 PF에 투자하는 형태로 사업을 벌여왔는데 이런 만기 불일치에 따른 유동성 위험이 크다는 것이 금융권 평가다.

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업계는 장·단기 채권 간 신용 스프레드 확대가 부담이다. AA-등급 캐피털채 3년물과 1년물 간 금리 차이는 2020년 3월 0.01% 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12월 0.47% 포인트로, 올해 5월에는 1.24% 포인트로 벌어졌다. 장기채 가격이 치솟음에 따라 올해 들어 캐피털채 평균 만기의 경우 AA-등급은 1.59년에서 1.25년으로, A0는 1.62년에서 1.18년으로, BBB+는 0.93년에서 0.66년으로 각각 짧아졌다.

금리 상승세가 장기화하면서 올해 상반기에 발행한 1년물 이하 단기 캐피털채는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 고금리 차환 발행이 불가피하다. 이는 신용 등급이 BBB+ 이하이거나 아예 등급이 없는 중소형 캐피털사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한다. 이들은 단기 기업어음(CP) 의존도가 높아 고금리 시기에 장기 차입금을 끌어오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와 캐피털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경색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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