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인생 체인지·회귀…웹툰 이어 안방극장 강타한 ‘인생 2회차’ 판타지

장수정 2022. 11. 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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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체인지 소재 다룬 ‘금수저’→과거로 회귀해 복수하는 ‘재벌집 막내아들’ 등
흙수저에서 금수저로, 공감 선사하는 판타지 드라마들

하루아침에 흙수저에서 금수저로 신분이 상승하는가 하면, 억울한 일을 당한 뒤 과거로 돌아가 차근차근 복수를 감행하는 등 ‘인생 2회차’를 다루는 판타지 드라마가 활발하게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5월 인생 2회차, 능력치 만렙 열혈 검사의 절대 악 응징기를 그린 SBS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가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종영했다. 권력층에 맞서다 죽음을 맞이한 검사 희우(이준기 분)가 저승사자를 만나 사법고시 준비생으로 돌아가게 되고, 이후 악을 응징하며 복수하는 과정을 담으면서 흥미를 유발했다. 방송 내내 10% 내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12일 종영한 MBC 드라마 ‘금수저’에서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이승천(육성재 분)이 하루아침에 ‘금수저’가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황태용(이종원)과 운명이 바뀐 뒤 후천적 금수저가 되는 판타지를 통해 진정한 행복, 돈의 의미를 그려나갔던 것.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로맨스 활극 ‘환혼’ 시리즈를 비롯해,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던 비서 윤현우(송중기 분)가 재벌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회귀물 JTBC ‘재벌집 막내아들’까지.


최근 방송가에서는 환생, 회귀, 인생 체인지 등을 통해 ‘인생 2회차’를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는 판타지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회귀, 빙의, 환생의 합성어인 ‘회빙환’ 세계관은 웹툰, 웹소설에서는 이미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지적 독자 시점’, ‘상남자’ 등을 비롯해 다수의 인기 웹툰, 웹소설이 눈 뜨고 보니 인생이 바뀌어 있는 ‘인생 2회차’ 판타지를 통해 다양한 재미를 만들어내면서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고 있었다.


이러한 웹툰, 웹소설의 영상화 작업이 활발해지면서 안방극장에도 이 공식이 적용되고 있다. ‘어게인 마이 라이프’, ‘금수저’는 웹툰을 원작으로 삼고 있으며, ‘재벌집 막내아들’도 웹소설이 원작이다. 웹툰, 웹소설을 원작으로 삼는 작품이 늘어나면서 안방극장에까지 색다른 장르를 접하는 재미가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서사를 차근차근 쌓아가며 개연성을 만들어내던 기존 작품들과는 달리 판타지적 설정을 통해 빠르게 본론으로 진입, 복수를 감행하는 등 빠른 전개를 통해 쾌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회빙환’ 세계관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짧은 호흡의 빠른 전개를 원하는 지금의 시청 트렌드와도 적절하게 맞물리며 더욱 큰 호응을 끌어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웹툰, 웹소설보다는 비교적 스케일이 커지고 서사의 길이가 길어지는 만큼,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확대하면서 또 다른 의미를 남기기도 한다. ‘금수저’의 경우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를 자조적으로 외치는 2030 세대에 눈 감았다 뜨니 금수저가 된 이승천을 통해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한편, ‘과연 그게 답일까’라는 질문을 던졌었다.


현재 방송 중인 ‘재벌집 막내아들’ 역시도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재벌가 비서 윤현우가 그 집의 막내아들로 다시 회귀한다는 설정을 통해 대리만족을 선사하며 적절하게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더불어 ‘재벌집 막내아들’은 시대를 넘어선 회귀를 통해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드라마에 유기적으로 녹여내면서 방대한 서사를 펼쳐내기도 한다.


이 드라마를 연출한 정대윤 PD는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회귀 콘셉트에 대해 “실제로 지인들끼리 모이면 과거로 돌아가면 뭘 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하지 않나. 이처럼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볼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누구나 공감할 법한 소재를 통해 흥미를 유발하는 한편, 다채로운 메시지까지 담아내며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고 있는 판타지 드라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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