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세계문화유산 수도원 단속 나서자 러시아 강력 반발

박병희 2022. 11. 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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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보안국 요원들이 22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의 유서깊은 수도원 '페체르스크 라브라(Pechersk Lavra)' 단속에 나서자 러시아가 "러시아 정교회에 대한 공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러시아 정교회와 분리됐음에도 일부 최고위 성직자가 신도들에 미치는 영향력을 이용해 은밀히 러시아를 돕고 있다며 수도원 단속은 방첩 활동을 단속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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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페체르스크 라브라'에 보안요원 투입…러시아 지지 성직자 색출 나서
페체르스크 라브라 [사진 제공= 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우크라이나 보안국 요원들이 22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의 유서깊은 수도원 '페체르스크 라브라(Pechersk Lavra)' 단속에 나서자 러시아가 "러시아 정교회에 대한 공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수도원 내에 러시아를 돕는 성직자가 있다며 색출에 나섰다.

페체르스크 라브라는 러시아의 뿌리인 키이우 루스 공국(882~1240) 때인 1051년 동굴 수도원으로 건축됐으며 2013년 키이우의 성소피아 대성당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페체르스크 라브라는 2019년 1월 러시아 정교회 관할에서 벗어나 독립한 우크라이나 정교회 소유다.

러시아 정교회는 (동방)정교회에서 가장 큰 교파다. 1990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연방에서 분리·독립한 뒤 우크라이나에서는 별개의 정교회 교단이 생기기 시작했고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으로 우크라이나 정교회 교단이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독립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2019년 1월 동방 정교회 수장 격인 터키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겸 세계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스 1세로부터 공식적으로 자치권을 인정받는 토모스(교회령)를 수령받아 공식적으로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독립했다. 하지만 독립한 뒤에도 여전히 러시아를 지지하는 교단들이 존재하면서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하나로 단합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BBC는 2018년 이후 우크라이나의 많은 정교회 교구가 우크라이나 정교회에 가입했지만 우크라이나 정교회를 하나로 통일하려는 노력은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 [사진 제공= 타스연합뉴스]

지난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분열 양상을 보이던 우크라이나 정교회를 통합하는 계기가 됐다. 러시아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옹호하는 발언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키릴 총대주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졌으며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키릴 총대주교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지난 5월 완전한 독립과 자치를 선언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크라이나 정교회 내 러시아를 지지하는 성직자가 존재한다는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최근 우크라이나 중부 빈니치아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옹호하는 전단을 준비하던 교구장이 체포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러시아 정교회와 분리됐음에도 일부 최고위 성직자가 신도들에 미치는 영향력을 이용해 은밀히 러시아를 돕고 있다며 수도원 단속은 방첩 활동을 단속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페체르스크 라브라 외에도 정교회 관련 건물 다수에 요원을 투입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정교회와 전쟁 중이라며 비난했다. 키릴 대주교도 신자들을 협박하는 조치라며 비난에 가세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정치학자는 "우크라이나 정교회 성직자와 신자들은 궁극적으로 신을 섬길지, 크렘린의 사형 집행인을 섬길지 결정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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