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으로 불리는 문재인 전 대통령, 지방의원들은? [그 정보가 알고 싶다]
정보공개센터 2022. 11. 23. 10:54
[그 정보가 알고 싶다] 서울 지역 기초의회 의정활동 참고 도서 구입 목록 살펴보기
예전부터 대통령이 휴가 때 읽는 책이나, 유력 정치인들의 애독서가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앞으로의 정국 구상에 대한 힌트를 주는 일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한 인간의 존재를 결정짓는 것은 그가 읽은 책과 그가 쓴 글"이라는 말도 있으니, 정치인이 어떤 책을 읽는지 살펴보면 어떤 정치 활동을 펼쳐 나갈지 엿볼 수 있는 단서가 되리라 볼 수 있겠습니다.
'정치인의 책 읽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유명세가 큰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주로 거론되지만,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덜한 '지방의원의 책 읽기'를 살펴보았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의 기초의회 의원들이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 2022년 7월 1일부터 11월 8일까지 기간 동안 각 자치구의 의정 참고도서 구입 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하여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서울 지역 25개 기초의회 의정활동 참고 도서 구입 목록)
그렇다면 가장 많은 도서구입비를 사용한 자치구는 어디일까요? 1위는 노원구입니다. 노원구의회는 넉달 동안 의정참고 도서 구입비로 466만원을 지출, 100권에 달하는 도서를 구입했습니다. 100권 중 절반 이상이 지방의회 관련 전문서적으로, <지방의회 운영>을 40권, <자치법규 길라잡이>를 10권을 대량 구매한 게 눈에 띕니다. 그뿐 아니라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네 종류나 구입했고, 스테디셀러 교양 만화인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 전체를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대통령의 글쓰기> 등 글쓰기 관련 도서, 다이어리북인 <반짝이는 하루> <그게 오늘이야>, 에세이집인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어>도 구입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은 도서구입비를 지출한 기초의회는 강북구의회로 403만원의 도서구입비를 지출했는데, 역시 주로 의정 참고서인 지방의정백과를 14세트 씩 구입했습니다. 책 구매 수량에 비해 지출 금액이 매우 큰 편인데, 지방의회와 관련한 참고서적은 일반 독자를 상대로 하는 책이라기 보다는 지방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서적이기 때문에 보통 권당 가격이 매우 비싼 편입니다.
그렇다면 지방의원들이 제일 많이 구입한 '베스트셀러'는 어떤 책일까요? 전체 도서 구입 목록 중 다섯 권 이상 구입한 도서들만 따로 뽑아보았습니다. 앞서도 등장했던 지방의회 전문서적인 <지방의회 운영>이 156권으로 1위에 올랐습니다. 마찬가지로 지방의회 전문서적인 <지방의정백과>가 35권으로 그 뒤를 이었는데, 지방의정백과는 다섯 권 한 세트로 구입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175권으로 실질적인 1위라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마찬가지로 지방의회 관련 도서인 <나는 지방의회에서 일한다> <지방의원의 길>이 나란히 순위에 올랐는데, 이 책들은 전문서적이 아니라 지방의회와 관련한 교양서적입니다. 지방의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지방의원들은 무슨 활동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보면 좋을 듯 합니다.
또, 대다수 지방의회에서 지방의회 전문서적을 제외한 책을 구입할 때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대형 서점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서점에서 책을 구매한 곳은 동작구의회, 강서구의회, 노원구의회 정도에 불과했는데요, 기왕이면 동네 서점을 아끼고 지지하는 의미를 담아서 지역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것이 지방의회가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방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보공개센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화제에 오르고 있습니다. 퇴임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매달 서너권 씩 책을 추천하기 시작했는데, 모두 독자들의 열렬한 관심 속에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출판계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책 추천 트윗을 올릴 때마다 출판사 담당자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관행(?)도 생겼다고 하는데요, 책 추천이 위기를 겪고 있는 출판 시장에 큰 도움을 주면서 '출판계 요정'이라는 별명도 생겼습니다.
▲ 책 추천에 대해 이야기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 |
ⓒ 문재인 전 대통령 트위터 |
예전부터 대통령이 휴가 때 읽는 책이나, 유력 정치인들의 애독서가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앞으로의 정국 구상에 대한 힌트를 주는 일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한 인간의 존재를 결정짓는 것은 그가 읽은 책과 그가 쓴 글"이라는 말도 있으니, 정치인이 어떤 책을 읽는지 살펴보면 어떤 정치 활동을 펼쳐 나갈지 엿볼 수 있는 단서가 되리라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인지 국회도서관의 경우 홈페이지에 '국회의원 추천도서'라는 코너를 마련해, 매달 국회의원들이 추천하는 책과 한줄 평 등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추천도서의 목록을 살펴보면 국회의원 개개인이 어느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 국회도서관 웹사이트의 국회의원 추천도서 목록 |
ⓒ 국회도서관 웹사이트 캡쳐 |
'정치인의 책 읽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유명세가 큰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주로 거론되지만,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덜한 '지방의원의 책 읽기'를 살펴보았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예산 중에서는 지방의회 사무국에 편성된 '의정활동 지원비'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인데요, 이 중에서 '사무관리비' 명목으로 지출되는 내역을 살펴보면 '의정참고도서 구입비 지출'이라는 항목들이 보입니다. 말 그대로 지방의원들이 의정 활동에 참고하기 위한 명목으로 의회 사무국에 도서를 신청하고, 이를 구입하는 것입니다.
▲ 노원구의회 사무국의 예산 집행 내역. 의정활동 관련 도서구입비를 지출하고 있다. |
ⓒ 노원구의회 |
정보공개센터는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의 기초의회 의원들이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 2022년 7월 1일부터 11월 8일까지 기간 동안 각 자치구의 의정 참고도서 구입 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하여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서울 지역 25개 기초의회 의정활동 참고 도서 구입 목록)
25개 자치구 중에서 영등포구, 동대문구의회에서는 의정 참고도서를 구입하지 않았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를 제외한 23개 자치구의회에서 구입한 도서는 총 412종, 권수로는 784권에 달했습니다. 넉 달 동안 전체 도서구입비로 지출한 금액은 모두 3116만 9100원. 이 정도면 어지간한 공공도서관의 자료구입비 못지 않은 큰 금액입니다.
▲ 서울 지역 25개 기초의회 의정활동 참고 도서 구입비(2022.07~2022.10) |
ⓒ 정보공개센터 |
그렇다면 가장 많은 도서구입비를 사용한 자치구는 어디일까요? 1위는 노원구입니다. 노원구의회는 넉달 동안 의정참고 도서 구입비로 466만원을 지출, 100권에 달하는 도서를 구입했습니다. 100권 중 절반 이상이 지방의회 관련 전문서적으로, <지방의회 운영>을 40권, <자치법규 길라잡이>를 10권을 대량 구매한 게 눈에 띕니다. 그뿐 아니라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네 종류나 구입했고, 스테디셀러 교양 만화인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 전체를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대통령의 글쓰기> 등 글쓰기 관련 도서, 다이어리북인 <반짝이는 하루> <그게 오늘이야>, 에세이집인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어>도 구입했습니다.
▲ 노원구의회는 넉달 동안 의정 참고도서를 100권이나 구입했습니다. |
ⓒ 정보공개센터 |
그 다음으로 많은 도서구입비를 지출한 기초의회는 강북구의회로 403만원의 도서구입비를 지출했는데, 역시 주로 의정 참고서인 지방의정백과를 14세트 씩 구입했습니다. 책 구매 수량에 비해 지출 금액이 매우 큰 편인데, 지방의회와 관련한 참고서적은 일반 독자를 상대로 하는 책이라기 보다는 지방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서적이기 때문에 보통 권당 가격이 매우 비싼 편입니다.
노원구의회나 강북구의회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지방의회 의정과 관련한 전문서적을 의원 수에 맞도록 여러 권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포구의회의 경우 특이하게도 64종이나 되는 다양한 책을 한 권씩 구입하는 패턴이 보입니다. 지방의회 활동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책도 있지만, <도덕경> <목민심서> <손자병법> 같은 고전에서부터 <개밥바라기 별> <지구 끝의 온실> <밝은 밤> 같은 한국소설도 있습니다. 중국어 학습을 위한 책이나 <돈의 심리학> <돈의 속성> <그릿> <역행자> 등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들도 목록에 많이 보이는데요, 물론 모두 좋은 책이겠지만 세금을 들여서 '의정활동 참고 도서'로 재테크 관련 도서를 구입하는게 적절한지 따져볼 필요도 있습니다.
▲ 의정참고 도서 중 다섯 권 이상 구매된 베스트셀러들 |
ⓒ 정보공개센터 |
그렇다면 지방의원들이 제일 많이 구입한 '베스트셀러'는 어떤 책일까요? 전체 도서 구입 목록 중 다섯 권 이상 구입한 도서들만 따로 뽑아보았습니다. 앞서도 등장했던 지방의회 전문서적인 <지방의회 운영>이 156권으로 1위에 올랐습니다. 마찬가지로 지방의회 전문서적인 <지방의정백과>가 35권으로 그 뒤를 이었는데, 지방의정백과는 다섯 권 한 세트로 구입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175권으로 실질적인 1위라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마찬가지로 지방의회 관련 도서인 <나는 지방의회에서 일한다> <지방의원의 길>이 나란히 순위에 올랐는데, 이 책들은 전문서적이 아니라 지방의회와 관련한 교양서적입니다. 지방의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지방의원들은 무슨 활동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보면 좋을 듯 합니다.
전체적으로 지방의회와 관련한 실무 서적들이 많은 편인데, 역사기행 도서인 <한양도성 따라 걷는 서울기행>, 발달장애 청소년을 위한 에세이 <걱정이랑 친구할래>, 자기계발 서적인 <역행자>, 재테크 서적인 <행복한 부자들의 돈그릇>도 인기 도서입니다.
그렇다면 지방의원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작가는 누구일까요? 지방의회 관련 도서를 빼놓고 살펴보면, 유튜버를 하다가 사업가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변신한 역행자의 자청 작가가 도봉구의회, 동작구의회, 마포구의회, 은평구의회, 중랑구의회 등의 도서 구입 목록에 포함되며 인기를 모았습니다. <좋은 불평등> 이라는 도발적인 제목으로 논쟁을 불러온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의 책 역시 강동구의회, 관악구의회, 서초구의회, 용산구의회, 은평구의회 등에서 널리 읽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풀꽃의 시인 나태주의 시집도 노원구의회, 동작구의회, 마포구의회, 용산구의회 등에서 구입한 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방의원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궁금해져서 이렇게 지방의회의 의정활동 참고 도서 구입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지방의원들이 의정 활동을 위해 공부하고, 다양한 이슈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권장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세금을 들여 책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한 것이겠죠. 하지만 막상 목록을 살펴보니 '의정 참고'라는 명목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책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세금을 들여서 개인의 재테크나 투자를 위한 책을 구매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의정활동 참고 도서 구입처와 구입 수량 |
ⓒ 정보공개센터 |
또, 대다수 지방의회에서 지방의회 전문서적을 제외한 책을 구입할 때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대형 서점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서점에서 책을 구매한 곳은 동작구의회, 강서구의회, 노원구의회 정도에 불과했는데요, 기왕이면 동네 서점을 아끼고 지지하는 의미를 담아서 지역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것이 지방의회가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방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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