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美 압박에도 "ASML 등 자국 경제적 이익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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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하며 동맹국이 동참하길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네덜란드 정부가 자국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등을 고려해 "경제적 이익을 지킬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리셰 슈라이네마허 무역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미국 등과의 무역 관련 논의 과정에서 ASML의 중국 판매 문제에 대해 네덜란드가 직접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반도체 첨단 공정에 필수적인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 이어 구형 모델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막으려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말이다.

슈라이네마허 장관은 "우리 자체의 이익, 안보를 방어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경제적인 이익을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 문제를 유럽연합(EU)의 논의 사항에 포함하고 미국과 협상해 결국 이를 미국에 내어준다면 우리는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이런 발언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 네덜란드가 동참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슈라이네마허 장관은 지난주에도 미국이 당연하게 미국의 수출 통제에 동참할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한 적 있다.

앨런 에스테베즈 미 상무차관과 타룬 차브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기술·국가안보 선임보좌관 등은 이달 중 네덜란드를 방문해 네덜란드 정부와 관련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이 협상에서 즉각적인 결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