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둔화' 먹구름…2023년 유통家 우산은 '차별화'

김유리 2022. 11. 23. 09: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高에 경기침체…2023년 유통家 '차별화' 핵심 화두"
백화점, 성장둔화 예상…자산가격 하락·해외여행 증가 영향
마트, 내식수요 증가 식료품 매출 ↑…가전·가구 소비둔화 부정적
편의점, 키워드 '근거리·편리성'서 '상품·마케팅 차별화' 전환
e커머스, '돈 버는 전략' 선회 본격화…'멤버십 생태계 구축' 집중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코로나19에 지배받던 국내 유통시장은 내년 국제정세·금융상황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대비해 유통업체들은 선제적인 비용 절감과 내실화에 어느 때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고객 맞춤형 차별화 상품·서비스 확립 여부에 따른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2023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 모인 전문가들은 분야별 올해 결산 및 내년 전망에 이같은 내용을 공통적으로 담았다. 김명구 모니터 딜로이트 파트너는 "소비자 행동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시장 내 경쟁력이 한순간에 상실될 수 있는 시대를 맞아 내년엔 매장도, 벨류체인도, 서비스 모델도 완전히 고객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소비자 실질 구매력 ↓…소매시장 성장률 둔화 대비

올해 국내 소매시장은 해외여행 회복이 지연되면서 소비가 국내 리오프닝(경기 재개) 관련 시장으로 쏠리며 5.7%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내년에는 본격적인 해외여행 회복과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자 실질 구매력 감소로 소매시장 성장률이 이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화점은 소비 양극화 상황에서 VIP 고객 중심의 영업이 이뤄져 불황기에 상대적으로 방어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코로나19 이후 유입이 늘어난 20~30대 소비자 등이 소비 침체에 타격을 받으면서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상무는 "백화점은 올해 명품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패션·스포츠 호실적으로 큰 성장을 이뤘다"며 "내년에는 자산가격 하락과 금리 인상 영향, 해외 여행 객수 증가로 전체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역시 올해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으로 패션 등 외출 관련 카테고리의 매출이 늘었으나 코로나19 시기 고성장한 리빙·가전 등의 매출 부진으로 성장률이 둔화됐다. 이 상무는 "내년에는 외식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으로 높은 내식 소비가 유지돼 대형마트 식료품 매출은 호조세를 보이겠으나, 비필수 카테고리 소비 둔화로 눈에 띄는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면세 고환율·中봉쇄 해소, e커머스 '돈버는 전략 선회'

면세산업 역시 내년 불확실성 해소가 관건이 될 것으로 진단됐다. 신자현 한국면세점협회 본부장은 "올해 면세점 산업은 구매한도 폐지, 면세한도 800달러로 상향, 특허기간 10년으로 연장 등 다양한 정책 지원에도 불구하고 고환율과 중국의 봉쇄조치가 유지되면서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며 "내년 코로나19 환경 개선에 따른 여행수요 증가와 국제 교류 회복에도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견지,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면세점 사업 확장 등이 여전히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봤다.

편의점은 지난해부터 성장세를 회복, 올 3분기 누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5% 상승했다. 편의점 내년 키워드는 '근거리·편리성'에서 '상품과 마케팅 차별화'로 완전히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양재석 BGF리테일 상무는 "업계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확대하고 드라마, 예능 등 편의점 기반 콘텐츠 영역 확장, 건강·친환경 등 가치소비 상품 정책 강화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커머스는 '돈 쓰는 전략'에서 '돈 버는 전략'을 강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3분기 쿠팡의 사상 첫 영업이익 흑자 달성이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올 하반기부터 대부분의 업체가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올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거래액은 209조원으로 전년 대비 8.5% 성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성장률 역시 올해와 유사한 9% 수준일 것이란 분석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상승과 소비위축이 예상된다"며 "각 사는 소비자 가두기(락인)에 초점을 맞춘 '멤버십 생태계 구축'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한 해 유통家 최대 이슈 '소비심리 악화'

한편 대한상의가 유통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22년 소비시장 10대 이슈'에 따르면 올해 유통업계 최대 이슈로는 소비심리 악화(51.3%)가 꼽혔다.

업태간 경쟁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30.7%), 고물가로 인한 출혈 압박(25.7%), 오프라인의 온라인 사업 진출(24.0%), 일상회복으로 온라인 소비 둔화(21.3%), 배송전쟁(20.0%), 가성비 편의점 도시락 인기(17.3%), 코로나19 재난지원금(14.0%), 유통기업의 디지털전환 확산(13.3%),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논란(12.7%) 등이 뒤를 이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