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약한영웅'·3인칭 복수', 학생은 못보는 청불 학원물의 활약

류지윤 2022. 11. 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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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 웨이브 유료 가입자 견인 1위

학교 폭력, 복수를 소재로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청춘 학원물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청소년은 보지 못하는 학원물이지만 타격감과 속도감, 캐릭터들의 밀도 높은 심리묘사가 대중의 눈과 귀를 저격했다는 평가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1'(이하 '약한영웅')은 지난 18일 공개 직후 2022년 유료 가입자 견인 1위를 기록했으며, 주말 동안에도 1위 자리를 지켰다. 20일에는 OTT 통합검색 및 콘텐츠 추천 플랫폼인 키노라이츠(Kinolights)에서 '재벌집 막내 아들', '소방서 옆 경찰서'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오늘의 콘텐츠' 1위에 올랐다. 미국과 대만을 비롯 해외에서도 공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약한영웅'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시리즈로 상위 1% 모범생 연시은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 범석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다. 박지훈, 최현욱, 홍경이 극을 이끌어가며 신예 유수민 감독이 연출했다. 'D.P' 한준희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약한영웅'은 학교라는 집단과 세상에 존재하는 약육강식을 우정과 휴머니즘, 장르적 재미로 풀어나가며 한준희 감독의 'D.P'를 떠올리게 한다.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청소년의 상처 입은 영혼과 서로가 구원이 되는 성장담은 전형적인 학원물 구조지만 빠른 전개 속 시은, 수호, 범석의 균형 잡힌 서사와 우정의 균열이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무엇보다 이들이 마주한 폭력 앞에 맞서는 액션 장면은 타격감과 쾌감을 선사한다. 또래보다 작고 냉소적인 시은이 볼펜, 의자, 참고서 등 주변의 물건을 사용해 각종 공식에 대입해 상대를 격렬하게 제압할 때 카타르시스는 배가 된다. 이 긴장감을 유지시키기 위해 폭력의 잔혹함을 현실적으로 그려야 했고, 제작진에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은 아쉽지만 당연한 선택지였다.


당초 '약한영웅'은 공개 전부터 다른 OTT 시리즈에 비해 약세로 여겨졌다. 신예들로 꾸려진 작품에 여기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은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더 컸다. 그러나 '약한 영웅'은 잔인하면서 폭력적인 표현을 자극을 위한 도구가 아닌, 메시지를 확장시키는 방편으로 활용했다.


지난 9일부터 공개되고 있는 디즈니+ '3인칭 복수'도 무자비한 액션부터 선혈이 낭자한 장면까지 고스란히 담아낸 청불 학원극이다. '3인칭 복수'는 쌍둥이 오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 나선 찬미(신예은 분)와 불공평한 세상에 맞서 복수 대행을 시작한 수헌(로몬 분)이 인생을 뒤흔든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하이틴과 스릴러를 버무렸다.


학교 폭력과 복수가 주가 되는 이야기로, 적나라한 폭력 장면은 자연스레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이에 제작진은 10대 이야기로 표현 방식과 수위에 고민이 있었지만 사건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자극을 위한 자극'이 되지 않도록 설계하는 연출 방식을 택했다.


불공평한 세상과 학교 폭력의 그늘 아래 일그러진 얼굴로 세상을 향해 분노하는 서사는 피로 얼룩진 교복과 풋풋한 얼굴이 더해질 때 한층 더 몰입을 끌어올린다.


앞서 넷플릭스 '인간수업', '지금 우리 학교는', 왓챠 '최종병기 앨리스' 등이 학원물에 좀비, 복수, 스릴러 등의 장르를 교차, 세계관과 문제의식을 확장시킨 바 있다. 이는 청불 학원물의 명분이 되기도 했다.


특히 '지금 우리 학교는'은 기괴하게 꺾인 신체와 잔인하게 뜯겨진 피부 등 잔인한 볼거리 등으로 공개 후 넷플릭스 시청 시간 전 세계 1위에 오르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시각적 자극에 치중한 나머지 잔인함의 수위가 지나쳤다는 지적도 있었다. 청불 하이틴의 빛과 그림자가 모두 담긴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약한 영웅'과 '3인칭 복수'는 폭력과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촘촘하게 연결해 장르적 재미를 불편하지 않게 넓혔다는 점에서 '청불 학원물'의 좋은 예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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