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女 보고 맘에 든다며 취조실서 성폭행" 이란 경찰 만행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 도중 경찰에 붙잡혔다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증언이 나왔다.
CNN방송은 21일(현지시간) 이란 서부 이라크 국경지대에서 성폭행 피해자와 인권단체, 병원 관계자 등을 취재한 결과 경찰 당국자가 시위대를 성폭행한 사례 최소 11건을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쿠르드계 이란 여성 하나(가명)는 CNN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당한 성폭행 피해사실을 직접 증언했다.
하나는 시위 중 히잡을 불태웠는데, 이 모습이 CCTV에 잡혀 경찰에 체포됐다. 하나는 “이란 북서부 우르미아 경찰서 유치장에서 24시간 수감됐는데 이 기간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나는 “그곳에 30~40명의 여자가 있었고 13~14세 정도의 아이들도 있었다”면서 “경찰들은 소녀들을 잔인하게 다뤘고 성적으로 유린했다”고 말했다.
하나는 수용소의 배치도를 직접 그리기도 했다. 유치장에 밀실 형태의 별도 취조실이 있었는데, 경찰관이 일부 여성의 외모가 마음에 들면 그곳으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하나는 “경찰이 성적인 요구를 들어주면 풀어줄 것처럼 말하면서 취조실에서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현재 하나는 가까스로 이란을 벗어나 이라크 산골 마을 친척 집에 머무는 중이다.
CNN이 파악한 또 다른 피해자로는 20세 여성 아르미타아바시가 있다.
아바시는 SNS 계정에서 정권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10월 중순 이란 알보르즈주 카라지에서 체포됐고 지난달 중순 장기 출혈로 병원에 이송됐다.
당시 경찰은 의료진에게 "반복된 성폭행 때문에 장기에서 출혈이 발생했다. 성폭행은 체포 전 발생한 것으로 기록하라"고 요구했는데, 의료진은 모두 아바시가 구속 중 성폭행당한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성폭행 사례 중엔 미성년 남성이 성폭행당한 일도 있었다. CNN에 따르면 시위 중 붙잡혔던 17세 소년은 “교도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고 다른 남자(피해자) 4명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9월에 시작된 히잡 반대 시위는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로 번져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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