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내년 韓성장률 전망 2.2→1.8%…물가 3.9% 유지

[아시아경제 세종=김혜원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대 후반으로 끌어내렸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9%로 종전과 동일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는 22일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1.8%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OECD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아시아개발은행(2.3%), 국제통화기금(2.0%), 피치(1.9%)보다 낮은 수준이다. 우리 정부(2.5%) 전망치와 0.7%포인트 차이 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치와는 같다.

이로써 OECD는 지난 9월 중간 경제전망에 이어 두 차례 연속으로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잡았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8%에서 2.7%로 0.1%포인트 하향했다. 내후년인 2024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9%로 제시했다.

OECD는 "한국 경제 성장률은 2023~2024년 중 2%에 살짝 못 미치는 수준으로 둔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민간소비가 그간 견조한 회복을 보였으나 고물가에 따른 가처분소득 증가세 둔화 등이 향후 민간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출은 단기적으로 반도체 경기 하강과 글로벌 수요 위측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2.2%로 둔화한 뒤 2024년에는 2.7%로 완만히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3.1%로 제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197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인 고물가·저성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게 OECD의 진단이다.

OECD는 "아시아가 2024년까지 글로벌 회복을 주도하는 가운데 유럽·북미·남미권의 경제 회복은 상당히 부진할 것"이라며 "물가 급등으로 대다수 국가에서 실질임금이 하락하고 실질구매력이 축소되고 있어 현시점에서 인플레이션 대응이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20개국(G20)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8.1%에서 내년 6.0%, 내후년 5.4%를 제시했다.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올해 5.2%, 내년 3.9%, 내후년 2.3%로 전망했다. OECD는 "물가는 서비스·공공요금을 중심으로 당분간 높은 수준을 보이다 향후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경제에 대해선 "가계·기업 상환 부담 가중에 따른 주택가격 조정 및 기업 부실 위험 등은 소비·투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 완화,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전환 및 대면서비스 조기 회복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당분간 긴축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재정건전화 노력이 필요하며 고물가 압력을 완화하고 급격한 고령화에 대비해 국회가 재정준칙을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