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가득한 2023년, 디지털로 더 높은 도약 준비해야

서명수 2022. 11. 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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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2022년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했다. 많은 사람이 경제여건도 전보다 나아지고, 사회 전반의 활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미·중 패권경쟁의 확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양적 완화의 후유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고물가·고환율·고금리라는 삼중고가 촉발됐다. 경제·사회 전반에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2022년이 저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안고 시작하는 2023년의 디지털은 어떨까?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기라서 예측이 쉽지 않지만, 최근의 흐름에 비춰 조심스럽게 내년을 전망해 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산업이 급성장하며 디지털 분야는 다른 산업보다 긍정적인 흐름이 지속됐다. 하지만 팬데믹 완화 시점에 닥친 경제위기 속에서 디지털 산업 또한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자국 우선주의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빈번한 재난·사고 속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디지털에 거는 기대는 더 커질 전망이다.

디지털 산업 성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그간 기대를 받았던 인공지능(AI)·메타버스는 성장보다는 내실과 완성도를 높이는 데 치중할 것 같다. AI는 그간 받아왔던 기대에 비하면 현실문제 해결에는 부족한 점이 많고, 실제 적용되는 사례도 적은 편이다. 내년엔 초거대 AI, 멀티모달과 같은 알고리즘 혁신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과 기업 경쟁력 제고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AI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경제의 핵심 플랫폼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발전 속도는 더디다. 가상과 현실이 연결되는 메타버스 생태계는 가상현실·AI·블록체인 등과 같은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복합적으로 완비돼야 한다. 하지만 아직 기술적 한계가 여전하다. 메타버스 핵심기술과 함께 내실을 다지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될 것이다. 최근 관광·문화와 같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콘텐트가 메타버스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해볼만 하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디지털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며 새로운 혁신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다. 전기차로 촉발된 모빌리티 혁명은 도로 위를 벗어나 하늘길을 여는 UAM 시대로 이어질 것이다. 기술적 안정성과 경제성을 확보한 ‘사람을 닮은 로봇’이 우리의 삶 속에 본격 활용되고, 유통·ICT 기업을 중심으로 건물이라는 ‘공간’ 자체가 로봇화된 신개념 빌딩으로 진화할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더욱 치열해질 기술패권 경쟁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증명됐듯 디지털은 기술패권을 넘어 국방·안보까지 심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 경쟁의 중심에 반도체가 있다. 디지털의 미래를 실현하는 데 반도체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특히 AI와 함께 주목받는 AI 전용 반도체(PIM·NPU) 개발을 둘러싼 새로운 경쟁도 본격화할 것이다.

혁신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양자기술이나 6세대(6G) 이동통신, 우주인터넷 분야의 선점경쟁 역시 거세질 것이다. 패권 경쟁의 양상도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핵심인재 확보, 기술표준화에 이르기까지 전 방위적으로 확장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카카오 플랫폼의 마비 사태는 디지털 안전에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 디지털 시대의 네트워크는 연결을 넘어 단절에 대비해야 한다. 이중화·분산화 같은 즉각적인 대응은 물론, 네트워크 안정성 보장을 위한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또한 국민 생활안전에 있어서 디지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CCTV, 이동통신 통화량, 지하철 유동인구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인구밀집 상황에서의 사고 예측 및 대응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빈번한 산업재해·화재·홍수를 예방하고 대응하는 수단으로써 디지털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다.

다가올 2023년, 우리 앞에는 쉽지 않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디지털은 어려운 시기마다 항상 대한민국을 다시 뛰게 한 위기 극복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했다.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간다는 ‘극세척도(克世拓道)’의 자세로, 디지털 혁신의 토대를 더욱 튼튼히 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서명수 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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