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는 가뭄 ‘타는 남도’

신영삼 2022. 11. 2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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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년 60%대 강우에 저수율도 바닥…완도 섬마을 9개월 넘게 제한 급수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신우철 완도군수가 지난 8월 4일 오전 가뭄에 따른 섬 지역 상수도 공급대책 점검을 위해 완도군 보길면 부황제를 방문, 한국수자원공사 김태원 영섬본부 차장으로부터 노화‧보길 광역상수도 공급 계획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전남도]
지난해 10월 이후 남부지방에 집중되고 있는 가뭄으로 농작물을 비롯한 주민 피해가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급수 여건이 녹록지 않은 섬 지역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전남지역 올해 누적 강수량은 805㎜, 평년 1340㎜의 60% 수준이다. 이같은 가뭄으로 11월 21일 평균 저수율은 48.2%로 61.2%를 보인 평년의 78.6%에 머물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강원이 92.9%로 가장 높고 충남이 89.5%를 보이는 등 평균 66.6%를 기록하고 있지만, 전남은 48.2%로 가장 낮고 51.7%인 전북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전남지역 저수율의 40.8%를 차지하는 4대호(나주호, 담양호, 광주호, 장성호) 저수율이 33.9%로 전남 평균치보다 낮고, 평년 55.9%를 크게 밑돌고 있어 가뭄 장기화에 따를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62.3%였다.

나주호 저수율은 34.8%(작년 66.2%), 담양호 29.3%(작년 57.1%), 광주호 56.1%(작년 76.1%), 장성호 32.8%(작년 60%)로 많게는 작년 이맘때 저수율의 절반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전남지역 광역상수도 수원지 저수율 역시 바닥을 보이면서 당장 식수 공급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광역상수도 수원지인 4개 댐(주암댐, 장흥댐, 수어댐, 평림댐) 저수율은 34.8%로 평년 55.6%를 크게 밑돌며, 광역상수도를 이용한 식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11월 22일 기준 평림댐 저수율은 32.9%로 지난 8월 21일, 이미 가뭄 대응 단계가 ‘심각’에 들어섰고, 주암댐 역시 저수율이 31.3%, 수어댐 63%로 지난 8월 30일 ‘심각’ 단계가 시작됐다.

정상으로 분류됐지만 장흥댐 역시 예년 55.7%보다 낮은 38.8%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섬진강댐은 18.9%로 예년의 점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주암 조절지댐 역시 37.2%로 예년보다 크게 낮은 저수율이다.

이같은 낮은 강수량과 저수율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곳은 대규모 상수원 확보가 어려운 섬 지역으로 완도군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완도군은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올 초부터 제한 급수가 시작됐다.

보길면과 노화읍이 3월부터 ‘2일 급수 4일 단수’를 시작한 후, 8월 1일부터는 ‘2일 급수 8일 단수’로 단수 날짜가 길어졌다가,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8월 8일 제한 급수가 해제됐다.

하지만 장기화된 가을 가뭄으로 11월 23일부터 다시 ‘2일 급수 4일 단수’가 시작됐다.

노화읍 넙도도 5월 16일부터 ‘2일 급수 5일 단수’가 시작됐으며, 3개월여만인 8월 15일을 기해 ‘1일 급수 6일 단수’로 2배 격상됐고, 소안면은 11월 1일부터 ‘2일 급수 5일 단수’, 금일읍은 11월 7일부터 ‘2일 급수 4일 단수’가 시행됐다.

완도군은 도서지역 상수원에 하루 수백 톤의 물을 급수차량과 철부선을 이용해 채워 넣고 있지만 해갈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가뭄이 계속될 경우 현재 제한 급수 뿐만 아니라 고금과 약산면도 12월 12일부터 ‘2일 급수 4일 단수’의 제한 급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완도군은 급수난 해소를 위해 54억 원을 들여 보길 부황제 아래에 지하수 저류지 댐을 설치하고 있으나 가뭄이 지속돼 지하수가 고갈되면 지하수 저류지도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게 돼 해저 관로를 통한 광역 상수원 물 공급이 시급하다.

군은 지하수 저류지 설치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하고 광역상수도 공급을 위한 해저 관로 사업을 조기에 착공하기 위해 전남도와 함께 내년부터 타당성 조사와 실시 설계를 시행할 계획이다.

해저 관로 사업은 433억 원을 들여 육상 21.9㎞, 해저 9.2㎞ 등 총 연장 31.1㎞를 설치한다. 사업이 완료되면 노화도, 보길도, 넙도, 백일도, 흑일도, 마삭도 주민들의 급수난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안군도 다양한 대체 수원 개발과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통해 내년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월까지는 제한급수 없이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가뭄이 장기화 될 경우 제한 급수 등 어려움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안군은 자체 예산 28억 원을 조기 투입해 지하수, 농업용수 펌핑 등 대체 수원을 개발하고, 버려지는 물을 줄이기 위해 307억 원을 투입해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추진, 유수율(有收率)을 50.3%에서 87.9%까지 끌어 올렸다.

주민들을 대상으로는 양치 컵 사용하기, 빨래 모아서 하기, 상수도를 이용한 농작물 물주기 금지 등 물 절약 캠페인을 전개해 암태‧비금면의 경우 하루 450톤 이상의 물 절약 성과를 거두는 등 선제적인 대응을 통한 성과다.

또 ‘신안군 광역상수도 공급사업’을 통해 12월 매화도에 광역상수도 공급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중부권 4개 면(자은‧암태‧안좌‧팔금), 2030년까지 비금‧도초‧장산면에 상수도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하의와 신의는 연도교 계획이 마련돼 있는 만큼, 이를 이용해 2035년까지 광역상수도를 공급한다는 계획도 세워, 3곳의 수원지를 통해 비교적 안정적인 상수원을 확보하고 있는 흑산면을 제외한 신안 전 지역에 광역상수도 공급이 완료될 전망이다.

목포시 섬 지역은 다행히도 광역상수도 연결이 완료되면서 급수난을 겪고 있지는 않지만, 상수원인 주암댐의 저수율이 31.3%로 바닥을 보이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목포시는 2018년부터 총 185억 원(국비 127억 원, 도시 11억 원, 시비 47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북항~장좌도~율도~달리도~외달도 구간 14.8㎞에 상수관로를 매설하는 ‘도서지역 상수도 해저관로 매설공사’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장좌도, 율도, 달리도에 순차적으로 수돗물을 공급한 데 이어 지난달 외달도까지 통수하면서 전남 최초로 지방상수도 보급률 100%를 달성해 도서 주민 식수난을 완전히 해소했다.

한편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난 21일 가뭄대책 상황보고회에서 “가뭄이 매우 심각해 극복하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므로 예비비, 특별교부세, 2023년 본예산 등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 담화문을 통해 각 가정에서는 절수형 수도꼭지 부착과 수압밸브를 조절하고, 골프장과 목욕탕, 수영장 등 물 사용량이 많은 시설에서는 물 아껴 쓰기 운동의 적극 동참을 당부했다.

또 물 수요가 가장 많은 산업단지에서는 기업별로 냉각수 절감, 가동률 조정 등 자체 용수 절감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밭작물 재배 시 꼭 필요한 용수만 사용하고, 저수율 관리에 협조해 줄 것도 요청했다.

시군에서는 다양한 매체를 통한 물 절약 홍보 참여도 강조했다.

전남도는 예비비 100억 원을 들여 도서, 산간, 농촌 등 가뭄 취약지역에 대형관정 개발, 해수담수화, 병물 공급 등을 지원,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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