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업체 활성화한다더니 입찰 참가 막아 … 경남교육청 공사 조례 ‘논란’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2022. 11. 2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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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청이 지난해 제정하고 시행한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가 의도와 달리 지역업체 발목을 잡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도 교육청이 시행하는 공사에 대한 지역건설산업의 활성화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해 지역건설산업의 육성과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조례를 제정해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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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교육청 “옵션 품목은 지역업체 위주할 것”
경남교육청.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경남교육청이 지난해 제정하고 시행한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가 의도와 달리 지역업체 발목을 잡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도 교육청이 시행하는 공사에 대한 지역건설산업의 활성화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해 지역건설산업의 육성과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조례를 제정해 시행 중이다.

공사용 자재구매 절차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시설공사 청렴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최근 지역 통신공사 시설 업체들은 품질이 우수한 제품 선정기준을 확대하고 지역업체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제도건만 지역업체의 입찰 참가를 되레 막는다고 지적했다.

A 업체 관계자는 “좋은 취지의 조례가 공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지침으로 조례의 추진 목적에도 부합되지 않으며 현실에 맞지 않는 집행은 결국 지역업체의 입찰 배제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업체에 따르면 최근 도 교육청은 통신 관급자재 납품 대상 업체 선정을 위해 3건의 가상입찰을 공고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가상입찰은 도 교육청 시설과에서 5개 업체를 지정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는데 경남지역 업체는 단 1곳만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물금2고등학교, 사송1초등학교, 사송1중학교 방송 장비를 위한 3건의 공고에서 15건의 지정 업체 중 14개 업체가 서울, 경기도, 부산업체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교내 방송 장치는 조달 우수 제품과 다수공급자 물품 결합으로 구성되는 시스템 특성상 일괄 구매가 필요 없다”고 했다.

다수공급자계약(MAS, Multiple Award Schedule)은 다수의 공급자를 선정해 선의의 가격, 품질 경쟁을 유도하는 동시에 수요기관의 선택권을 높이는 제도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인터넷 확산에 따른 전자상거래 시대에 적합해 이미 미국, 캐나다 등에서 널리 활용 중으로 알려졌다.

B 업체 관계자는 “조달 우수제품에 등록한 경남 업체는 한 곳밖에 없어 입찰 자체가 제한을 받는다”며 “실제 MAS 제품을 모아서 시스템을 만들기 때문에 조달 우수제품으로 입찰을 한정하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했다.

“경남교육청의 시설공사 관급자재 구매지침에 따른 가상입찰은 지역업체가 지역 시설 공사에 참여할 수 없게 돼 지역 업체에 우선권을 주기는커녕 공평한 참여 기회마저 원천적으로 막게 된다”고 덧붙였다.

C 업체 대표는 “원천적으로 지역업체의 입찰을 막고 있는 도 교육청의 현 제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며 “지역 공사 입찰에 지역업체가 원천적으로 참가하지 못하고 구경만 해야 하는 꼴이 우스울 따름이며 특정 업체를 몰아주는 모양새를 띠기도 한다”고 했다.

“지역업체가 배제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행할 뿐 아니라 신속성을 요구하는 방송설비의 특성상 사후 관리 문제가 반드시 발생할 것이다”라고도 했다.

경남 지역업체들은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촉진에 따른 지역업체 참여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배경 취지에 역행하고 공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지침·조례는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조속히 바뀌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수능이나 듣기평가 등 시험을 시행하는 학교 특성상 장비 간 호환성까지 신경 써야 하기에 조달 우수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라며 “조달 우수업체에 메인 장비와 관련 장비에 대한 것까지 모두 맡겼더니 지역업체가 배제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앞으로 시설공사 관급자재 구매 지침에 따라 메인 장비는 조달 우수제품으로 구매하되 스피커나 오디오 믹서 등 40%의 옵션 품목은 지역업체 위주로 설계해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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