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정치인 윤석열' 입보다 귀를 더 크게 열어야 한다

2022. 11. 2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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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새 정부 출범 6개월 남짓한 시점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 윤석열은 준비된 정치인이 아니다.

이처럼 대통령과 수석비서관들의 문제 대응방식을 두고 정치인이 아닌 기관장식 대응방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총장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것도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대국민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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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윤석열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새 정부 출범 6개월 남짓한 시점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최근 동맹을 강화하고 자국 산업 보호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러시아 중국, 중동 등의 지역에서 심화되는 패권 경쟁은 자원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결과로 한국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통령 윤석열은 준비된 정치인이 아니다. 경제정책을 다룬 경험도 없다. 전직 검찰총장 등 기관장 경력이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절체절명의 복합적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과 불안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경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보다는 서로 다른 견해를 경청하고 조율하는 정치력에 대한 불안감이다.

지난달 전국민이 한국어 듣기평가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윤 대통령의 미국 뉴욕방문 중에 불거진 비속어 발언 논란이 그 시작이었다. 대통령의 말실수는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과 도어스테핑 등에서도 이미 노출되었던 문제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말실수는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따로 있다. 비속어 보도 관련 MBC 기자의 해외순방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는 결코 적절한 대응방식이라 볼 수 없다. 국정감사 현장에서 홍보수석의 "웃기고 있네" 메모는 대통령실 참모들이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가 아니라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 심각한 사건이다. 이처럼 대통령과 수석비서관들의 문제 대응방식을 두고 정치인이 아닌 기관장식 대응방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초저성장과 대규모 실업, 양극화 심화와 다양한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공동체 결속력 와해를 우려했다. 반지성주의를 그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미국에서 등장한 반지성주의는 전체주의 세력에 의한 매카시즘의 기승으로 민주주의가 위험에 빠져있음을 비판하는 데 활용된 개념이다. 권위주의나 전체주의가 아닌 제대로 된 민주주의 정치를 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이었다.

검찰총장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것도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대국민 선언이다. 그래서 묻는다. 윤 대통령의 반지성주의는 입보다 귀를 더 크게 열고, 듣기 싫은 소리일수록 진지하게 들으며, 고집과 독선을 버리겠다는 선언 아니었는가? 잘못한 일은 솔직하게 인정하는 자세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대국민 약속 아니었는가? 그것이 반지성주의 아니었는가?

2023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대통령의 듣는 능력이 그 여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위기를 잘 대처하려면 국민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4년 반 동안 ‘기관장 윤석열’이 아닌 ‘정치인 윤석열’로서의 제 역할을 찾아 성공한 정부로 남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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