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극장가 어려우니 다시 넷플릭스행?…"OTT, 하나의 배급사로 바라봐야"

류지윤 2022. 11. 2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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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넷플릭스 공개 논의 사실, 결정은 아직"

최근 이병헌 ,유아인 주연의 '승부'와 천우희, 임시완 주연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가 넷플릭스 공개를 두고 논의가 오갔다. 엔데믹 분위기에 극장가 출입도 따로 제재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 이 같은 소식은, 영화 관람의 성향의 변화가 비단 코로나19 탓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극장 개봉 영화들이 한 동안 뜸했던 넷플릭스 선택지를 두고 다시 고민 중인 셈이다.


코로나19 이후 영화들은 극장가 관객 수가 감소하자, OTT 넷플릭스로 향했다. 영화 관람에 최적화된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로 가게 되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인상이 강했지만, 사실 제작, 투자 배급사 입장에서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넷플릭스가 제작비를 상회하는 금액을 지불하기에 손익분기점을 보장받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 세계 동시 공개라는 인프라 역시 매력적인 요소였다.


'승리호', '낙원의 밤', '콜' 등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됐고, 흥행 여부에 상관없이 다음 작품을 준비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승리호'는 지난해 넷플릭스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개 28일간 전 세계 2600만이 넘는 유료 구독 가구가 시청했으며 전 세계 약 80개국에서 넷플릭스 인기순위 10위 안에 들기도 했다.


공유, 박보검 주연의 '서복'은 CJ 엔터테인먼트의 OTT 플랫폼 티빙에서 극장과 동시 공개하는 방식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팬데믹을 거쳐 엔데믹 시기를 맞이하면서 할리우드와 국내 블록버스터들이 다시 극장으로 돌아왔다. 불을 지핀 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었다. 올해 극장가에는 '범죄도시2'를 시작으로 '헤어질 결심', '브로커', '외계+인',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 등 기대작들이 차례로 개봉했다.


이에 자연스레 넷플릭스 공개는 자연스레 뒤로 밀리는 듯 했다. '범죄도시2'가 빠르게 천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축포를 너무 일찍 쏘아 올렸다. 이후 개봉한 국내작들 중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들은 극히 일부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10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매출액은 615억 원, 전체 관객 수는 620만 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9.7%, 관객 수는 41.7% 수준에 그쳤다. 올해 9월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39.6%(403억 원), 전체 관객 수는 37.1%(366만 명) 감소했다. 10월 개봉작 중 매출액 100억 원, 관객 수 100만 명을 넘긴 작품이 단 한 편도 없었다.


11월 극장가의 사정도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마블 스튜디오의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개봉했지만, 개봉 2주 차에 15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생각보다 고전하고 있다. 수치에 기반한 극장가의 위기는 '승부'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가 넷플릭스를 하나의 선택지로 두고 고민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업계 일부 관계자들은 넷플릭스 행을 곱게 바라보지만 않는다. 완성도가 떨어져서 흥행이 불투명해 제작비를 보전 받기 위해 간다는 인식 혹은 여전히 OTT가 극장을 위기로 몰아넣는 요소로 보는 인식도 적지 않다. 이 같은 부정적인 시각이 OTT 행을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로도 작용한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이제 넷플릭스와 같은 OTT를 하나의 배급사로 바라봐야 한다. 코로나19 이전처럼 '영화는 극장에서'란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티켓값은 올랐고 대단한 볼거리가 있는 영화가 아닌 스토리 위주의 작품은 관객들이 극장에서 보기 부담스러워 한다. 넷플릭스 측에서 리스크를 안고 제작비를 보전해 주는 시스템이, 또 다른 시작을 제작하고 개봉할 수 있는 환경에 어느 정도 일조하고 있다.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넷플릭스 행을 바라보는 게 극장과 영화계에 더 이롭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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