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미래세대 목소리 필요한 기후위기 대응

2022. 11. 2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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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홍수 피해가 발생하는 필리핀 뿌갓-띠바귄 지역에 사는 18세의 조쉬 다니엘은 올해 6월부터 두 달간 굿네이버스 청소년 국제교류 프로그램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에 참여했다.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들의 기후위기 이해도는 프로그램 참여 전 3.92점에서 참여 후 4.60점으로 올랐다.

기후위기라는 지구촌 난제를 해결하는 테이블에 아동·청소년이 성인과 동등한 위치에서 의견을 개진하며 참여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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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연 굿네이버스 세계시민교육센터 연구원


매년 홍수 피해가 발생하는 필리핀 뿌갓-띠바귄 지역에 사는 18세의 조쉬 다니엘은 올해 6월부터 두 달간 굿네이버스 청소년 국제교류 프로그램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에 참여했다. 그는 지역 청소년들과 마을에 맹그로브 나무를 심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맹그로브 숲의 홍수 피해 방지 효과를 알리는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활동을 통해 그는 기후위기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1989년 11월 20일 유엔 아동권리협약이 체결된 지 30여년이 지났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명시된 아동 최선의 이익과 아동의 의견 존중 원칙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기후위기는 곧 아동 권리의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기후위기 현안에 대한 미래세대의 참여는 보장되지 않았다. 국제사회 회의에서 아동·청소년의 참여는 특별세션으로 진행되거나 의견서를 제출하는 데 그친 형식이 다수였다.

기후위기는 사회적 취약 집단에 더욱 가혹하게 영향을 미치는 기후 불평등을 야기한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기후위기 재해 사망자 중 91%가 대응 역량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했다. 조쉬 다니엘처럼 개발도상국 아동·청소년들은 기후위기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당사자인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기후위기 논의에서 아동·청소년은 무력한 피해자로만 인식돼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발언의 기회조차 부족했다.

굿네이버스는 기후 불평등 상황에서 소외되기 쉬운 전 세계 청소년들이 연대할 수 있도록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프로그램에는 9월까지 전 세계 16개국 청소년 481명이 참여했고, 지난달 시작한 3기 프로그램에는 16개국 340명의 청소년이 참가하고 있다. 이들 청소년은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회용품 줄이기, 에너지 절약 등에서 더 나아가 많은 사람이 기후 문제를 인식하도록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나무 심기나 플로깅 등 실천 활동을 주도하며 지역사회의 실질적 변화도 끌어내고 있다.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들의 기후위기 이해도는 프로그램 참여 전 3.92점에서 참여 후 4.60점으로 올랐다. 일상 속 환경보호 실천 행동 역시 3.27점에서 4.30점으로 증가했고, 세계시민으로서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는 의지도 4.03점에서 4.44점으로 향상됐다. 이는 적절한 교육과 기회만 제공된다면 아동·청소년들도 기후 정의를 위한 국제사회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는 걸 뒷받침한다.

올해 87차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제26호 일반 논평 의제로 ‘기후변화에 중점을 둔 환경과 아동권리’를 선정했다. 해수면 상승, 생물 다양성 상실, 대기오염 악화 등 아동에 영향을 끼치는 기후위기를 논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앞으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를 비롯한 향후 국제사회 회의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아동·청소년들의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참여가 가능한 공식 절차와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또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의 아동·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한다.

“현재와 미래세대 그리고 모든 사람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지구촌을 위해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행동해 주세요.”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 청소년들이 발표한 성명문의 일부다. 이 외침처럼 아동·청소년이 미래 문제 해결의 중요한 주체이자 이해당사자라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기후위기라는 지구촌 난제를 해결하는 테이블에 아동·청소년이 성인과 동등한 위치에서 의견을 개진하며 참여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최서연 굿네이버스 세계시민교육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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