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에도 했는데… 서울시 안전 재심의로 월드컵 길거리응원 불발 위기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이미 개막했지만, 붉은 악마의 길거리 응원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2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종로구는 붉은악마 응원단이 18일 구에 제출한 거리응원 안전계획서를 재심의하기로 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순간 최대 관람객이 1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축제 행사가 1개 구에서 열리면 관할 구청장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종로구는 화재 예방과 인명피해 방지조치, 안전 관리인력 확보와 배치, 비상시 대응 요령 등을 집중적으로 살핀 뒤 심의 결과를 시로 통보하게 된다. 하지만 구는 이날 첫 심의에서 붉은악마의 안전관리 계획상 인력이 부족해 충원이 필요하고, 비상시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등 미흡한 점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구 관계자는 “(계획서상) 안전관리 인원이 150명 정도인데 300여 명까지는 확보돼야 할 것 같다”며 “보완해오는 대로 곧바로 재심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2일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서울시 광화문광장 자문단 심의도 불투명해졌다. 시는 해당 심의로 붉은악마의 광화문광장 사용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시 관계자는 "구 안전 계획 심의를 통과해야만 자문단 심의를 열 수 있다는 규정은 없지만, 이번에는 안전관리 심의를 통과했을 때 자문단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었다"며 "현재 구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서 회의를 열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축구협회는 지난달 18일 시에 낸 광장 사용허가 신청을 이달 4일 취소했다. 당시 협회는 “이태원 참사가 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거리 응원을 하는 게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국가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가 지난 17일 다시 신청서를 내면서 길거리 응원 가능성이 되살아났다. 붉은악마 측은 이른 시일 내에 안전관리계획을 보완해 다시 심의를 받고, 대표팀의 첫 경기가 예정된 24일부터 거리 응원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붉은악마 측이 예상한 참여 인원은 24일과 28일 각각 8000 명, 12월 2일 1만 명 정도다.
한국의 길거리 응원 문화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수백만 명이 열정적이면서도 질서정연한 길거리 응원을 펼치고 응원 후 청소까지 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전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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