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족, 정진석 만나 “정부 ‘간접살인’…이상민 물러나야”

구승은 2022. 11. 2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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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은 21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경질과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20여명은 이날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인 박형수·박성민 의원 등과 1시간50분가량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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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과 면담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은 21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경질과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20여명은 이날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인 박형수·박성민 의원 등과 1시간50분가량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이날 면담은 유족들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참사로 30대 아들을 잃은 이모(65)씨는 면담을 마친 뒤 유족 대표 형식으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큰 사건이 났는데 누구 하나 책임자도 없고 사과도 없다”며 “행정안전부 장관인 이상민씨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어 “정 위원장을 만났어도 속 시원하게 말하는 게 없고 ‘정부에서 하는 일’이라고만 한다”면서 “아무것도 들은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무책임한 사건이 났으면 속 시원한 사과라도 하고 책임을 져야지, 두루뭉술하면 유족으로서 제2의, 제3의 아픔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유족은 정부의 미흡한 사고 대응을 강하게 질타하며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씨는 “세월호 사고 당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일이 또 반복될 수 있는 것이냐”며 “지금 대책이 없어서 참사가 일어났나. 있는 것도 작동을 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간접살인이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또 “수사와 국정조사가 같이 이뤄졌으면 한다”면서 “똑같이 진실을 밝히는 것인데 무엇이 두려운 것이냐. 특별수사본부의 수사는 믿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면담 도중 면담장 밖까지 유족들의 고성과 비판이 들렸다. 한 유족은 책상을 치며 “대통령실 바로 옆에서 압사를 당했다”고 흐느꼈다. 이에 정 위원장은 “제가 함께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정 위원장은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상심이 너무 크셔서 아픈 마음을 어떤 필설로 위로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정부·여당으로서 너무나도 송구스럽고 죄스럽다”며 “유족분들의 의견을 충실히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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