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하게 감싸 안는 겨울 향기 추천_선배's 어드바이스 #144

송예인 2022. 11. 2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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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타닥 타는 벽난로 장작처럼, 포근한 양모 담요처럼 추위를 녹여주는 겨울 향기들.
사진 pexels

겨울 향기 하면 오리엔털 계열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텐데 사실 상당히 두루뭉술한 표현이다. 과거 유럽인이 환상을 품었던 동쪽, 즉 중근동, 인도 등 아시아와 근래엔 남미에서도 얻는 바닐라, 아니스, 통카빈, 카다멈, 너트메그(육두구) 같은 향신료와 랍다넘, 벤조인(안식향), 프랑킨세스(유향), 오우드(침향)같은 수지, 시더우드(삼나무의 일종), 샌들우드(백단향) 같은 나무, 머스크(사향), 시벳(영묘향), 앰버그리스(용연향) 같은 동물성, 패출리 같은 허브, 앰버같은 조합 향을 모두 아우르는, 그들에게 이국적인 향조.

사진 pexels

몇몇 향료는 얻기도 어렵고 채취가 금지된 것이 많아 합성 향료로 대체된 경우가 많은데 가볍고 싱그러운 느낌과 정반대로 향이 묵직하고 지속력이 좋아서 잘못하면 고른 듯할 수도 있지만 잘 쓰면 섹시한 유혹의 향이 된다는 게 공통점. 그래서 더운 계절 만원 지하철 안에서 잔뜩 뿌리면 자칫 ‘악취 테러’가 될 수 있으나 추운 계절 고독을 씹으며 소량만 쓰면 신비롭고 관능적인 분위기에 빠져들 수 있다. 한편 향수업계에선 과거 너무 유럽 중심적 시각으로 드넓은 동양과 동양인 전체를 물적 대상화했다며 자성의 목소리가 일어 최근엔 ‘오리엔털’보다 ‘우디’, ‘앰버리’, ‘스파이시’ 같은 보다 구체적 표현을 주로 쓰고 있다.

사진 pexels

스파이시 향조는 향신료 중에서도 블랙 페퍼(흑후추), 카다멈, 시나몬, 커민처럼 강렬하게 피어오르는 향이 주가 되는 것이다. 추울 때 향신료 많이 든 음식을 먹으면 땀이 나고 혈액순환도 잘 되듯, 스파이시 향도 처지기 쉬운 계절에 기운을 북돋운다.

이솝 이더시스 오 드 퍼퓸-스파이시 앰버 우디 - 블랙 페퍼, 커민 등 향신료 향이 시더우드, 샌들우드, 프랑킨세스와 어우러지고 베티버의 흙냄새까지 더해져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대지의 힘이 전해지는 느낌. 50mL 21만원.
에르메스 보야지 데르메스 퍼퓸-플로럴 우디 머스크 - 카다멈 외 톡 쏘는 향신료들과 주니퍼베리로 시작돼 꽃과 풀 향이 스치고 샌들우드 등 깊은 우디 향과 머스크가 남는 유니섹스 향수. 100mL 22만2천원.
입생로랑 리브르 르 퍼퓸-스파이시 플로럴 - 진저와 사프란이 어우러진 이국적 향신료로 시작해 오렌지 꽃, 라벤더가 기분을 북돋우면 바닐라 버본, 꿀, 베티버가 달콤하게 전신을 감싼다. 30mL 12만7천원 50mL 19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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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는 이름 그대로 시더우드, 샌들우드 등 나무 향인데 겨울엔 마치 눈으로 둘러싸인 산장의 벽난로 앞에 앉은 것처럼 따스한 느낌 또는 오래되고 메마른 고목 느낌으로 조향한 제품이 잘 어울린다.

오리베 데저트랜드 바디 크림-아로마틱 그린 우디 - 꽃 향이 미들 노트지만 만개한 느낌이 아니고 척박한 대지에서 피어난 야생화 약간과 허브, 강인한 소나무가 연상되며 곧 샌들우드, 시더우드, 베티버의 마른 나무와 흙냄새가 피어난다. 300mL 9만3천원.
더바디샵 와일드 파인 바디버터 - 소나무, 민트, 샌들우드가 어우러진 향이 눈 쌓인 침엽수림을 걷는 듯 상쾌하고 시원하다. 달거나 꽃 향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추천. 200mL 3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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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amber)는 식물 수지가 굳어져 묻힌 것이 오랜 세월 흐르며 보석이 된 호박의 이미지를 바닐라, 벤조인, 랍다넘 등 여러 향료를 조합해 따스하고 달콤하게 구현한 향조다.
샤넬 N°5 골드 바디 오일-플로럴 알데하이드 - 그라스 장미와 재스민이 베이스 노트의 앰버, 머스크, 시벳 등과 어우러진 향수 N°5의 향기를 담은 보디 오일로, 다양한 식물성 오일과 미세한 골드 펄이 피부를 촉촉하고 빛나게 한다. 250mL 14만6천원.

원래 사향노루의 향낭 속 페로몬인 머스크는 현재는 합성 향료나 식물성 향료인 암브레트로 대체되었는데,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지속력이 좋아 수많은 향수의 베이스 노트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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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머스크는 보다 가벼워서 더운 계절용으로 시트러스, 그린 계열과 조합한 향수도 많지만 추운 계절엔 더 무겁고, 머스크 자체를 강조한 것들이 두드러진다. 머스크와 꽃 향이 잘 어우러지면 포근한 담요에 둘러싸인 것 같은 아기 분 냄새, 즉 파우더리 향이 나기도 한다.

드렁크 엘리펀트 슈가드 커피 아몬드 밀크 바디 스크럽 - 이름 그대로 설탕과 커피콩, 스위트아몬드 오일과 추출물이 주성분이라 겨울철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향. 270mL 3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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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향인 레더, 담배 향 토바코 등 자칫 독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매력적인 향도 추울 때 더 잘 어울린다.

구딸 뒤엘 오 드 퍼퓸 - 페티그레인의 신선한 향으로 시작되지만 곧 너트메그와 아이리스의 신비로운 향이 떠오르고 가죽, 가이악우드라는 묵직한 베이스 노트가 기다린다. 고사목들도 있는 원시적 숲 같은 향. 100mL 28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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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플로럴 계열은 흐드러지게 판 핀, 여름꽃이 아닌, 마른 꽃 또는 추위 속에 피어난 고고한 꽃 느낌이 많다.

엑스니힐로 상탈 콜링 오 드 퍼퓸-우디 플로럴 - 밀키 어코드가 따스함을, 아이리스, 장미가 고고한 꽃 향을 피우면 캐시머란이 뒤를 잇고 샌들우드와 머스크, 바닐라로 부드럽게 마무리된다. 50mL 28만원, 100mL 40만원.
조 말론 화이트 모스 앤 스노우드롭 코롱-플로럴 - 고요하고 평화로운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연상되는 겨울 꽃 향. 카다멈과 페티그레인이 스노드롭(설강화), 네롤리와 청초하게 어우러지면 이끼, 앰버, 통카빈이 따스한 숄처럼 감싸 안는다. 100mL 22만원.
시슬리 이지아 라 뉘-오 드 퍼퓸-시프레 우디 플로럴 - 블랙커런트, 오렌지가 카다멈과 어우러져 톡 쏘는 듯하다 말린 붉은 장미 다발을 프리지아와 목련이 감싼 듯 화려하고 성숙한 꽃 향이 이어지고 랍다넘, 바닐라로 따스하게 끝난다. 30mL 15만5천원, 50mL 2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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